[기획 '대전천 기름누출'-5] 비온 뒤 기름유입 확산 '가속'...동구청 "전기문제 해결돼야 정화시설 가동"

대전시 시내를 관통하는 대전천. 최근 악취를 동반한 기름띠가 형성되며 시민들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충청헤럴드>가 기름유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전천의 현장과 원인, 그리고 관계 기관의 대응실태를 점검해 보았다. -편집자주

지난 9일부터 대전지역에 40mm 가량의 비가 내린 가운데, 지난해 2월 적발된 대전천 기름누출 사고 현장의 기름 유입량이 눈에 띄게 늘면서 긴급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정화작업은 시작조차 안 되고 있어 수질오염이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오전 <충청헤럴드>가 찾은 대전시 동구 천동 인근 대전천 기름유입 부근에서는 기름확산을 막기위해 쳐놓은 오일펜스 밖으로 기름막이 빠져나가는 모습이 선명하게 포착됐다.

하천 산책로를 걷다 이를 본 주민 신모(천동·73)씨는 "3년 전부터 이랬는데, 도대체 이걸 언제까지 보고 있어야 하냐"며 "오일펜스를 설치해 놓으면 뭐하나. 비가 이렇게 오면 밖으로 빠져나갈 게 뻔한데"라며 울분을 쏟아내기도 했다.

현재 이곳 인근 토양에 정화작업을 준비중인 업체측 관계자는 펜스 밖으로 새 나가는 기름양은 극히 소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0일 오전 10시 19분 대전시 동구 천동 대전천 기름유입 부근 배수로 앞에 석유로 추정되는 기름막이 떠 있다.

하지만 이에 환경전문가의 의견은 달랐다. 환경전문가 A씨는 "관할기관인 구청은 이(펜스 밖 기름 누출현상)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수질오염에 관한 규제가 토양보다 훨씬 심하다"며 "비가 오기 전에 미리 추가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기름이 샌다면 펜스를 두 겹, 세 겹으로 치는 방법도 있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이날 오전 현장에서 동구청 관계자와 정화업체 측 관계자 등은 끝내 볼 수 없었다.

<충청헤럴드>와의 통화에서 동구청 관계자는 "(비가 내렸던) 어제 기름유입 현장에 나가서 현장을 확인해봤었다"면서도 정확한 방문 시간 등에 대한 질문에는 끝내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현재 유출현장 인근토양에 설치된 지중정화 시설을 전기문제로 가동하지 못 하고 있다. 전기안전공사에서 아직 계량기 설치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며 "공사 측에서 오늘이라도 점검을 나와서 (허가가) 떨어지면 오늘 안으로도 정화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염원인 사업자의 외면과 관할구청의 방관으로 시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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