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사분오열 책임론 고개...지지했던 당 저변까지 돌아서 '확산일로'

손학규 바른미래당대표 (사진=손학규 페이스북)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사진=손학규 페이스북)

4.3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 원심력의 급속한 확산과 함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거취에 대한 결단을 촉구하는 당내 기류가 심상치 않다. 그에 대한 사퇴론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12일 오전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당초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키로 했었으나 성원조차 되지 않음으로써 황급히 '기자간담회'로 방향을 돌리고 주제도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와 관련해 외교안보현안으로 설정해야 했다.

손 대표는 이날 간담회 서두부분에서 "오늘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상황에서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해서 저와 당의 입장을 밝혀야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기자간담회를 청했다"고 말했으나 속사정은 달랐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해야 하는데 최고위원 3명이 의석을 거부하고 있고, 김관영 원내대표는 다른 일을 이유로 불참했다. 권은희 정책위의장은 해외출장으로 불참, 결국 김수민 의원과 사무총장만 회의에 나왔다.

전날 손 대표는 '손대표 사퇴'에 대한 압박으로, 사실상 당무를 거부하다시피 하는 최고위원들을 향해 "나오려면 나오고 말려면 마-"라며 톤을 높였으나 이날 의석거부 현상은 현실로 다가왔던 것이다.

손 대표는 그러나 기자들 앞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의 문제는 잘 해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애써 피해가려는 모습을 보였으나 심사가 불편한 것만은 감출 수 없었다.

애초 손 대표의 4.3보궐선거에 임하는 자세, 곧 보수의 분열일 뿐 당이 얻을 실익이 없다며 '찌질이' 표현까지 사용, 당 윤리위에 회부된 이언주 의원 징계를 싸고 둘로 갈라진 당 최고위원들 문제도 문제지만, 당 저변에서부터 손 대표의 사퇴론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안창현(58) 바른미래당 전 청주시 서원구 지역위원장은 이날 각 언론사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손학규 당 대표를 향해 "손학규 대표님의 결단을 바란다"며 당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다.

안 전 위원장은 최근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당내 인사 문제 △당의 사당화문제 △지지율 하락 △리더십 부재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손학규 대표의 사퇴 결단을 요구했었다.

그러면서 안 전 위원장은 "3일 전인 지난 9일 저녁 마포의 한 사무실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인 이태규 의원(전 사무총장), 김도식 전 비서실장, 백현종 전 중앙당 조직위원장 등과 일부 전현직 시도당위원장, 지역위원장 등 30여 명은 손 대표 사퇴 문제와 관련해 긴급회동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는 당의 쇄신을 위해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안 전 위원장은 당의 조강특위위원장을 맡기도 했었다. 그는 또 지난해 9월 당 대표 선거 당시 손학규 후보를 공개 지지한 바 있다.

손학규 대표 체제의 바른미래당은 당내 인사 전횡, 그로 인해 기존 유승민계, 안철수계를 단합시켜도 부족한 마당에 손학규계가 생겼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당내 내분이 더 깊어졌고, 5% 내외의 당 지지도는 박스권에 갇혀 고정된 점에서 지속적인 공격을 받아왔다.

결국 지금의 리더십 부재로는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어 당 리모델링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당안팎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손 대표가 이끄는 바른미래당 후보는 지난 4.3보궐선거에서 손 대표가 한달간 지역에서 머물며 분전했음에도 민중당에도 밀리며 참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만일 당내 거센 사퇴론에 밀려 손 대표가 낙마한다면, 일찌기 안철수, 유승민에 이어 제3정치세력화라고 하는 '담대한 도전'을 향한 그의 행보도 멈춘 채 다시 야인으로 돌아가는 셈이된다.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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