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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규의 시사담론] 인내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에 열광하는 이유
[강재규의 시사담론] 인내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에 열광하는 이유
  • 충청헤럴드=강재규 본부장
  • 승인 2019.04.1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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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골프 팬들이 15일 새벽, 텔레비전 중계에 빠져 꼬박 밤을 지새고 말았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우리 시간으로 이날 새벽 마스터스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11년 만에 메이저대회 정상에 섰다.

'황제의 귀환'을 지켜보는 것은 18홀 내내 그야말로 각본 없는 역전드라마였고, 팬들에겐 진한 감동의 연속이었다.  그가 마지막 홀 짧은 퍼트를 성공시켰을때는 눈물마저 핑 돌았다.

22년 전 최연소, 최소타 기록으로 우승하며 '황제의 탄생'을 알렸던 바로 그 장소에서, 우즈는 다시 '황제의 귀환'을 알렸다. 그러면서 그는 기적의 역사요 부활의 역사를 새로 썼다. 골프에 관한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모두 보여주면서다.

짧은 거리의 마지막 퍼트를 홀컵으로 떨어뜨린 타이거 우즈는 특유의 포효와 함께 주먹을 불끈 쥐었다. 수만 갤러리들은 환호했다.

캐디와 격한 포옹을 나눈 뒤 22년 전 첫 우승 때처럼 어머니를 끌어안고 기쁨을 나누는 모습에 다시 한번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컥하게 했다.

22년 전 가장 어린 나이에 최소타 기록으로 마스터스 정상에 오르며 '황제의 탄생'을 알렸던 바로 그 장소에서, 22년이 지나 나이 44세가 된 타이거 우즈는 이번에는 '황제의 귀환'을 알린 것이다.

2타 차 공동 2위로 마지막 날 경기에 나선 우즈는 10번 홀까지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으나, 아멘코너는 우즈의 부활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듯했다. 아멘코너의 두 번째 홀인 11번 홀에서 몰리나리가 티샷을 물에 빠뜨리는 사이, 우즈는 침착하게 파를 지켜내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파5 15번 홀에서 투온에 성공한 뒤 버디를 보태 마침내 단독 선두 자리를 꿰찼고, 16번 홀에서 티샷을 홀컵 1.5m 지점에 붙인 뒤 다시 버디를 추가했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순간이었다.

1타차 1, 2위 그룹에 5~6명이 순간순간 순위를 달리하며 대혼전을 벌이는 상황에서도 우즈는 표정 변화없이 극도의 자제 속에 묵묵히 샷에 집중했다. 마침내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따돌린 우즈는 2005년에 이어 14년 만에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2008년 US오픈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 우승을 추가하며 개인 통산 15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극적인 부활 드라마를 완성한 우즈는 PGA 통산 우승도 81승으로 늘리며 샘 스니드의 최다 우승 기록까지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그간 2차례 허리 수술을 하면서 메이저대회는 고사하고, 더 이상 PGA우승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됐다는 세간의 평가가 나오기도 했던 타이거 우즈는 그간의 아픔과 비난을 인내하며 이겨냈다.

드라마의 반전과, 스포츠의 역전승이 흥미를 더하는 법.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기업인, 참패 속에서도 재기하고야 마는 정치인, 인생 대역전을 꿈꾸며 오똑이같이 일어서는 성공신화들을 볼 때는 희열마저 느끼게 된다.

타이거 우즈는 이번 마스터스에서도 역전승을 일궜지만, 끝없는 추락으로 조만간 골프인생을 마감할 것만 같던 상태서도,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완전한 부활을 선언하면서 인생의 대반전을 과시했다. 오로지 인내하고 인내하면서다. 그의 부활이 더욱 값진 이유다.

비록 한 순간의 실패나, 오랜 시련과 좌절로 자포자기에 빠질 것만 같은 사람일지라도 인내하고 인내하면서 꿋꿋이 이겨내다보면 타이거 우즈와 같은 대역전의 인생이 다가오지 말란 법은 없다. 시련이 없다는 것은 축복받을 것이 없다는 것처럼 말이다.

'황제의 부활' 알린 타이거 우즈 (사진=sbs골프 캡쳐)
'황제의 부활' 알린 타이거 우즈 (사진=sbs골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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