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박모씨 기계오류 ‘문제제기’…소방본부 “자세 문제” 기계결함 진실공방

14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소방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박나라 씨가 체력시험 윗몸일으키기 측정기계 오작동을 주장하고 있다.

[충청헤럴드=내포 안성원 기자] 충남도 소방공무원 체력시험에서 일부 수험생들이 윗몸일으키기 측정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켰다며 공정성 논란을 제기했다. 

반면 충남소방본부는 기계결함은 없었고 해당 수험생들의 윗몸일으키기 자세가 문제였다고 반박하고 있다. 

14일 오전 충남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한 박나라(27)씨는 충남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력시험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무시하는 무책임한 소방본부의 시험감독과 기계오작동으로 피해를 본 수험생들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씨에 따르면, 9일부터 충남 예산군 삽교체육관에서 충남소방공무원 채용시험 체력측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윗몸일으키기 측정 기계 1대가 센서 오작동으로 실제 횟수만큼 수치가 기록되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

이 윗몸일으키기 축정 기계는 바닥의 등 받침대에 먼저 등을 댄 뒤 무릎 위로 상체를 들어 올리면서 머리와 어께 높이에 있는 센서를 지나면 숫자가 올라가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그러나 한 기계에서만 유독 숫자가 올라갔다 말았다 하는 오작동이 발생했고, 감독관이 시험을 중단시키고 다시 측정했지만 30초 동안 20개를 넘게 했음에도 10개밖에 기록되지 않자 박 씨는 중도에 포기해 0점 처리됐다.

실제 측정기계를 가져놓고 시연하고 있는 박 씨.

특히,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같은 이유로 시험과정에서 손해를 봤다는 수험생은 박 씨 외에도 3명이 더 있다. 

박 씨는 “일부 머리가 인식되는 센서를 돌려 측정하고 윗몸일으키기가 끝나면 돌려놓는 방식의 편법적인 측정도 목격했다”며 “동영상을 문의하니 시험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삭제했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충남소방본부는 시험관리 대처능력의 무능함을 사과하고 기계 오작동으로 억울하게 피해를 본 수험생들에게 재시험의 기회를 줘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이문제와 관련 행정심판까지 각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방본부 윗몸일으키기 측정 시연…“재시험 기회 줄 수 없어”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반박기자회견에서 충남소방본부는 “기계 오작동은 없었다”며 박 씨의 주장을 부인했다.

김성찬 소방행정과장은 “수험생이 2~3회 시험동작을 한 뒤,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주면 그때서야 측정을 한다. 해당 기계도 그렇게 측정했고 그 기계로 측정한 다른 30명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영상은 의무는 아니지만 정확한 판독을 위해 촬영하고 있으며, 문제를 제기한 수험생이 아닌 경우 저장용량이 제한돼 삭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박 씨의 동영상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보관할 예정”이라며 “동영상을 검토한 결과 박 씨가 센서보다 낮은 높이로 고개를 움직여 횟수가 누락된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충남소방본부 김성찬 소방행정과장이 박 씨의 기자회견에 이어 곧바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에 나섰다.  

계속해서 그는 “처음 기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을 때 바로 제조사에 문의를 했지만 이상이 없었다”면서 “오작동은 없었고 모든 수험생이 동일한 조건으로 시험을 치렀다. 센서를 돌려서 치렀다는 것도 확인결과 사실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실제 이날 소방본부 측은 기자회견장에서 윗몸일으키기 측정 장비를 두고 시연을 보이면서 박 씨의 자세로 인한 횟수 누락 가능성을 강조했다. 

김 과장은 “박 씨의 경우는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만약 박 씨 등 이의를 제기한 수험생들에게 기회를 다시 준다면 오히려 기존에 시험을 본 사람들로부터 공정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재시험 기회는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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