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 “소규모 학교 예산 과다편성” 수정권고…도교육청 ‘불수용’에 심사 거부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가 도교육청의 2019년 1회 추경예산안 심사를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충청헤럴드=내포 안성원 기자] 충남도의회와 충남도교육청이 추가경정 예산안 심사를 두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도의회가 제시한 수정권고를 도교육청이 받아들이지 않자, 아예 심의를 거부하고 나선 것.

15일 도의회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도교육청이 상정한 2019년 제1회 교육비특별회계 추경예산안 심사를 전면 거부했다.

문제가 된 예산은 소규모 학교에 대한 시설사업비였다. 교육위는 도내 50명 이하 소규모학교의 학생 수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음에도 시설개선 예산이 과다하게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번 예산안에 도내 50명 이하 6개 소규모학교 시설사업을 위한 예산은 총 11억 6774만 원이 편성됐다. 

충남도교육청 2019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상정된 소규모 학교 시설사업비 현황.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제공]

반면, 이들 학교의 학생 수는 현재 총 221명에서 4년 뒤 161명으로 72.8%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태안백화초(백화초·화동초 공동학구)의 경우 2019년 35학급에서 2023년 31학급으로 4학급이나 감소하는데도 화동초 교실증축 예산으로 무려 8억 9265억 원이 계상됐다.

이에 교육위는 “일부 소규모학교의 사설사업 예산을 불요불급한 예산으로 삭감하는 대신 학생 학습권 보장 등을 위한 필요예산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시급한 석면교체 등 수정예산 조정을 도교육청에 권고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교육위가 권고한 수정예산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교육위는 추가경정 예산안 심사를 전면 거부했다.

시설사업비 과다 계상이 논란이 됐던 소규모 학교 6곳의 추후 4년간 학생수 추이 전망.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제공]

오인철 위원장(민주당·천안6)은 “이번 제1회 추경예산 안을 살펴보면 교실증축, 창호교체 등의 시설개선사업비가 방만하게 편성돼 예산활용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교육청은 도내 각 시·군마다 지역세 위축과 함께 학생 수 감소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소규모학교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 효율적 예산편성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번 추경에서 도교육청은 본예산 3조4516억 원보다 6255억 원 증가한 4조 771억 원을 도의회에 제출했으며, 교육위의 심사 거부로 15일 예정됐던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도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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