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지명위원회 ‘원산안면대교’ 선정…태안군 “기존 안면대교와 혼선” 반발

충남 보령시 원산도와 태안군 안면도를 연결하는 연륙교 모습. [자료사진]

[충청헤럴드=내포 안성원 기자] 충남 보령시 원산도와 태안군 안면도를 연결하는 연륙교의 명칭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보령시와 태안군의 이견을 좁히고자 충남도지명위원회가 제시한 ‘원산안면대교’ 명칭에 태안군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

22일 충남도와 태안군 등에 따르면,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와 태안군 영목항을 잇는 연륙교(1.8km) 명칭을 두고 그동안 원산도 지명을 담은 '원산대교', 태안군은 안면도의 상징인 소나무를 형상화한 '솔빛대교'로 명명해야 한다고 맞서왔다.

이에 도는 충남도가 '천수만대교'라는 명칭을 제3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연륙교가 천수만 해역에 위치한 지리적 요소 등을 감안하고 양 지자체간의 갈등을 해소하려는 의도에서였다.

하지만 도 지명위원회는 지난 17일 심의에서 원산도와 안면도의 지명을 그대로 반영한 ‘원산안면대교’라는 명칭을 의결했다. 

그러자 태안군은 절대 수용 불가 방침을 천명하고 조속한 재심의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허재권 태안 부군수는 군청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도 지명위원회에서 의결한 ‘원산안면대교’는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둘 이상의 시·군에 걸치는 지명에 관한 사항은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91조 제4항에 따라 해당 시장, 군수의 의견을 들은 후 심의·의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도 지명위원회는 태안과 보령, 도가 제시한 의견을 모두 무시한 다른 명칭을 결정했다는 이유에서다.

태안군이 태안~보령 간 해상교량 연륙교 명칭 선정과 관련한 충청남도 지명위원회의 심의·의결 결과에 대해 절대 수용 불가 방침을 천명하고 조속한 재심의를 촉구했다. 사진은 22일 긴급 기자회견 중인 허재권 부군수 모습.

특히, ‘원산안면대교’라는 명칭 지역 간 분란과 혼란을 초래할 개연성이 높은데다, 기존에 안면도 연륙교 명칭으로 ‘안면대교’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어 지역을 찾는 관광객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예전에도 ‘동백대교(서천~군산)’, ‘김대중대교(무안~신안)’, ‘이순신대교(여수~광양)’와 같이 두 자치단체를 연결하는 교량 명칭 지정과정에서 분쟁을 극복한 사례가 있음에도, 특정 지명을 넣어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 부군수는 “이번 명칭 선정과정에서 불거진 지명위원회의 태안군민에 대한 ‘무시’와 ‘불통’ 행정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하루 속히 관련법에 명시된 대로 시장·군수의 의견을 듣는 등 합법적 절차를 이행해 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태안군의회도 충남도청을 방문해 반박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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