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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난관을 넘으려면
[사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난관을 넘으려면
  • 충청헤럴드
  • 승인 2019.05.22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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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미비준 핵심협약 3개에 대한 비준동의안 및 관련 법안이 정기국회에서 함께 논의될 수 있도록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일단은 올 정기국회를 목표로 하는 것일텐데, 정부가 노동자 단결권 보장을 포함한 국제노동기구, 곧 ILO 핵심협약 4개 가운데 3개에 대한 비준 절차에 착수하기로 함으로써 노동시장의 변화가 불가피한 것만은 사실이다.  더욱이, 현재 정국으로 봐서는 국회 비준에 초당적 협력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인지 불투명하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단체 교섭권, 강제노동 폐지와 관련된 협약의 비준을 27년간 미뤄왔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경사노위에서의 사회적 합의를 통한 합리적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해왔음에도 지난 5월 20일 이후 논의가 중단되어 부득이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에 도달했다는 것이 정부측 설명이다.

특히, 비준 지연이 장기화될수록 유럽연합(EU)과의 분쟁 가능성이 경제 불확실성으로 이어져 다양한 경제적 불이익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는 점도 이해간다. 최근에는 노동기본권 보장 문제가 점차 강화되는 추세로, ILO 핵심 협약 비준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정부의 의지대로 순탄하게 비준작업이 완료될 것이라고는 예단할 수 없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 정국 상태로 보아 국회가 여야 제 정당간 원만한 합의와 협치를 복원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고 가뜩이나 반기업 정서가 강한 현 정부 여당의 태도에 대해 기업들의 불만이 쌓여 있어 이를 대변하지 않을 수 없는 보수 제1야당의 입장이 강고한 측면이 있어 쉽사리 동의절차를 이행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그러지 않아도 오랜 기간 형성된 법·제도와 관행을 바꾸는 것에 대한 노동현장의 우려가 많고 기업들의 고충을 더욱 어렵게 함으로써 반기업 정서가 팽배해 적지않이 어려운 길이라는 점을 모를 리 없다.

때문에 정부 여당은 아무리 급하다고 하여 무작정 밀어붙이기 식의 비준작업이 아닌, 사회적 합의에 기초해 기업과 정치권을 움직이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하겠다. 노동분쟁과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국민 불안이 가중되는 일이 없도록 초당적으로 협력하여 비준동의 관련 국내법과 제도에 대한 정비부터 해나가야 할 것이다. 당연히, 정부도 관계부처와의 협의와 충분한 의견수렴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논의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번 정부의 ILO 핵심협약 비준 절차를 서둔 배경에는 한국에 대한 유럽연합(EU)의 ILO 핵심협약 비준 요구가 통상 마찰로 비화할 수 있는 상황적 논리가 작용한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에게 EU는 중, 미 등에 이어 3대 교역량을 자랑할 만큼 큰 비중을 갖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상호신뢰를 높여가는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십분 헤아린다고 하더라도 절차적 정당성과 사회적 합의는 필요충분조건일 것이다.

지난달 하순께, 범여권의 밀어붙이기식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한달 가량 꽁꽁 언 정국이 그보다 더 시급한 민생현안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풀기 어려운 난제들로 가로막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여건과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국제수준의 노동환경을 대입시켜 '보여주기식' 노동정책이 아닌, 초당적 협력 속에 기업과 노동이 함께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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