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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규의 시사담론] 아! '새로운 노무현'을 어떻게 맞을꼬
[강재규의 시사담론] 아! '새로운 노무현'을 어떻게 맞을꼬
  • 강재규 본부장
  • 승인 2019.05.23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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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노무현 대통령은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사는 세상' 을 외쳤다. 그리고 때가 되어 그는, 영면을 하기 전까지, 한 자연인, 한 시민으로 돌아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항상 서민 대중의 삶을 걱정했고, 지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유일한 소망으로 삼았다. 또한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평생을 정치 일선에서 헌신하였다.

어느 누구보다도 국민을 사랑했고, 벗이 되고자 했던 우리 헌정사에 보기 드문 참 지도자로 칭송받고 있다. 추도의 물결이 살아 생전보다 더 높이 넘실댄다.

그의 철학과 정신, 그의 가치, 그가 공유했던 시대정신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이 시대를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정신적 자산이 되고 있다.

전국이 고루 잘 사는 나라, 이른바 균형발전론은 지금의 세종시를 낳았고, 전국 10곳의 혁신도시를 낳았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늘 말한다. "저는 고 노무현 대통령과 그 어느 누구 못지 않은 깊은 인연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며 "세종시는 노무현의 도시다"고.

이제 남은 자들이 그를 위해 해야 할 일은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 원칙과 신뢰를 지키는 사회,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가야 한다. 정치적 갈등과 이념을 넘어 ‘위대한 민주주의’와 ‘위대한 국민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할 의무를 지우고 있다.

그의 삶은 지역주의와 권위주의를 깨뜨리고, 우리정치를 변화시키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이었다.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평화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국회만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가고자 했다.

노 전 대통령은 "강물은 굽이쳐 흐르더라도 결국 바다에 이른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큰 걸음을 내디딘 사람이었다. 물은 흐르되, 산의 크고 작음에 시비하지 않고, 역사의 흐름에 따라 도도하고 담대히 민의에 맞춰 나아갈 뿐이지 않는가.
 
그의 정치는 늘 '지면서 이기는 정치'였다. 민주당 간판으로 번번이 험지에 출마해 낙선하기를 반복했다.  사람들은 ‘바보’라고 불렀다. 그러나 ‘바보 노무현’은 당선 보다 더 큰 정치적 승리를 거두었고 ‘깨어 있는 시민 조직’의 정치적 자산을 만들어내 정치문화를 혁신했다.  이것이 지면서 이기는 정치다. 권력을 쥐고서도 그는 늘 지는 정치를 실현했다. 검찰이 들이댈 때는 "막 가자는 거네요"라며 한발 물러서는 듯 져주면서 결국 검찰권을 제압했다.

진정으로 노무현 정신을 잇고자 한다면, 증오와 혐오의 정치를 과감히 청산할 줄도 알아야 한다. 서로에 대한 '막말' 경쟁으로는 용서의 마음을 가지기 어렵다. 남을 원망하고 저주하기 보다는 나를 돌아보고, 역지사지하는 아량을 베풀지 않고는 서로의 마음을 열기 어렵고, 서로에게 감동을 주기 어려운 법이다. 싸우려면 기득권과 싸우고, 대의를 위해 싸워야지 말꼬리 잡고 싸우는 식은 소인배 정치에 다름아니다.

기득권과 싸워왔던 것이 바로 노무현의 정신이다. 얄팍하게 그 이름만 팔아 자기장사 하는 사람이어선 곤란하다. 지난 정권에 함께 했었네 하며 자랑하는 경력을 무슨 훈장삼아 기득권을 공고히 하려해서도 아니된다. 그의 이름 아래 모이면서 내편 아니면 네편 식으로 적대적, 배타적 정치에 몰입해서는 진정한 노무현 정신을 품었다고 할 수가 없다.

서로에 대한 증오와 혐오의 정치가 계속되는 사이에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는 용서의 메시지는 어디론가 사라질 뿐이다.

올해 노무현재단의 추모 표어는 ‘새로운 노무현’이다. 이념과 진영을 떠나 그분이 남겨놓은 꿈을 새롭게 이어가는 것이 우리 정치권에 주어진 과업이다. 그러기 위해선 여야가 불통을 버리고 먼저 손을 내밀어 정치를 정상화하자.

엊그제 자유한국당의 김무성 의원은 "여당이 야당에 이기려 하지 마라"고 충고를 한 것은,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에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그리도 여권을 향해 요구했던 말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강대강으로 맞불을 놓으며, 한달 넘게 소모적인 정쟁만 끝없이 반복해서는 국회 정상화의 출구는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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