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 참사 등 온 국민 시름에 젖은 때에 위안을 준 값진 금자탑 '빛났다'

3일 LPGA 메이저대회 US오픈 우승을 차지한 이정은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연합TV 캡쳐)
3일 LPGA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한 이정은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연합TV 캡쳐)

[충청헤럴드=서울 강재규 기자] 미주에서, 동남아와 온 유럽에서, 가히 온 세계가 '한류천하' 시대다. 대한민국의 스포츠와 대중문화가 세계 정상에 오르며 온 천하를 호령하고 있다.

근래 보기 드문 최악의 경기상황과 정치권의 태업, 산불과 지진 피해지역민들의 고통, 여기에 설상가상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참사의 아픔을 잠시 씻어주기라도 하듯 우리의 자랑스런 건아들이 혜성같이 등장, 세계 대중문화와 스포츠의 중심에 우뚝 선 것이다.

이들 모두, 가장 어려운 악조건 속에서도 누구도 이루기 어려운 각 분야 최고의 금자탑을 쌓은 것이기에 더욱 빛난다.

그것도, 흡사 IMF 외환위기로 국민들 모두가 힘들어하고 어려웠던 때, 박세리-박찬호 선수가 국민적 위안과 감동을 선사했던 그 때처럼.

일주일 전인 지난달 26일, 봉준호 감독은 프랑스 남부지방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영화제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한국인 최초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 온 국민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었다.

칸 영화제는 베니스영화제, 베를린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이번 영화제 수상은 100년 한국연화사에 새로운 방점을 찍은 것으로 평가된다.

12살의 어린 나이에 그저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 세계 최고의 영화인상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의 수상작 '기생충'(제작 바른손이앤에이,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은 개봉 첫 주만에 336만명의 관람객수를 찍은 것은 물론 이후에 더욱 가파른 상승세가 예고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금 미주와 유럽대륙은 가히 'BTS열풍'으로 뜨겁다. 미국 영국 러시아 체코슬로바키아는 물론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가릴 것없이, 이제 전 세계는 BTS가 이끄는 케이팝(K-Pop)으로 하나된다. 아니, 어쩌면 이들 나라 젊은이들이 BTS신드롬에 열병을 앓을지도 모른다.

방탄소년단, 꿈의 무대 서다.
방탄소년단, 꿈의 무대 서다.

미 CNN 방송은 "미국 무너뜨린 BTS, 비틀스보다 더 대단한 성취"라고 제목을 뽑았는가 하면, 영국의 BBC는 "BTS가 역사를 썼다"며 극찬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일 세계 팝 공연의 '성지'로 불리는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 입성한 것은 케이팝의 정점을 찍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의 비틀즈'란 찬사에 이어 과거 1970, 80년대 영국의 비틀즈를 능가할 정도라고 외신은 전하지 않는가.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은 어떤 곳인가. 과거 비틀스나 퀸이 섰던 '꿈의 무대'다. 그 웸블리 스타디움에 BTS가 우리 가수 최초로 우뚝 섰다. 

지난 2일과 3일(한국시간), 이틀에 걸쳐 객석을 가득 메운 6만여 명, 연 12만명을 열광시키며, 공연을 성공리에 이끌었다. 2일 공연은 네이버 브이라이브를 통해 전 세계 생중계됐으며, 일본에서는 300여 개 극장에서 딜레이 뷰잉이 진행됐다.

지난해부터 방탄소년단(BTS)은 미국 음악차트 빌보드 1위를 차지하더니 케이팝(K-POP)의 힘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BTS가 부른 아리랑 연곡은 21세기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방탄소년단의 미성에 접목된 아리랑은 한국 고유의 한과 고급스런 흥을 더해 세계인들로부터 21세기 최고로 아름다운 연가로, 최고 사랑의 콘텐츠로 사랑받게 될 것같다.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 좌완 투수 류현진은 어떠한가.

세계에 ‘K팝’ 열풍을 일으킨 방탄소년단(BTS)처럼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류현진(LA 다저스)이 한류를 이끌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한 지역 방송은 최근 류현진의 5월 활약을 조명하면서 올 시즌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지고 있는 류현진의 활약을 ‘한류’라고 표현하며 ‘사이영상 시즌을 시작한 류현진이 구단 역사상 최고로 꼽힐 만한 한 달을 보냈다’고 극찬을 한 바 있다.

류현진은 지난 5월 한 달간 6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59로 최고의 월간 성적을 냈다. 3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에 애틀랜타 브레이스전(5월9일)에서는 완봉승을 거뒀다.

시즌 성적도 8승1패 평균자책점 1.48로 내셔널리그 다승 1위, 평균자책점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제는 미국 현지나 우리나라에서, 류현진의 경기를 보는 것은 크나큰 낙이요 중요한 일정이 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밤낮, 새벽 가리지 않고 텔레비전 모니터 앞에 그의 활약을 지켜보길 원한다.

20여년 전, 외환위기 속에 고단한 삶을 살아야 했던 우리 국민들이 같은 LA다저스팀의 박찬호 경기를 보며 시름을 달랬던 것을 많은 이들은 기억하고 있고, 지금 류현진의 경기를 보면서 또한 그렇게 하고 있다.

류현진은 오는 5일 애리조나팀과 시즌 9승에 도전한다.

대한 건아들의 빛나는 활약에 힘입은 '한류 천하'는 마침내 3일 이른 아침 멀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우승의 낭보를 알린 슈퍼루키 `핫식스` 이정은(23)이 정점을 찍었다.

마치 21년전, 박세리 선수가 러프에 빠진 공을 맨발투혼으로 쳐내 극적인 우승을 차진한 바로 그 대회에서다.

이정은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달성,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눈물을 쏟고야 말았다.

이정은은 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파71·6535야드)에서 열린 제74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쳤다.

2타 차 6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이정은은 1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2번 홀(파4)에서 버디로 만회했다. 파 행진을 이어가던 이정은은 타수를 줄이진 못했지만 선두권 추격의 고삐를 늦추진 않았다.

4살때 화물차를 몰던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하반신 불구의 몸이 되는 불운하 가정사 속에 그저 생계를 위해 골프를 시작한 이정은이 마침내 세계를 호령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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