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구청, 방송인 김제동 씨 강연료 ‘2시간 1550만 원’ 지급
지역 야당 정치권 “재정도 열악한데... 대덕구청장의 비상식적인 행태‘
일부 구민들 “2시간 1550만 원 버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지나치다”

‘대덕구와 김제동이 함께하는 청소년 아카데미’ 홍보 포스터, 대덕구청 홈페이지 갈무리.
‘대덕구와 김제동이 함께하는 청소년 아카데미’ 홍보 포스터, 대덕구청 홈페이지 갈무리.

[충청헤럴드=대전 박성원 기자] 대전 대덕구가 방송인 김제동 씨 초청 강연료로 고액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역 야당 정치권에서는 열악한 재정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고액의 강연료를 책정한 대덕구를 향해 연일 비난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고, 일부 대덕구민들도 구민 정서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5일 대덕구청에 따르면 오는 15일 김제동 씨를 초청해 관내 중·고등학생과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강연은 ‘대덕구와 김제동이 함께하는 청소년 아카데미’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며, 김제동 씨가 자신의 경험담을 청소년에게 들려주고 고민을 나누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하지만 이번 강연을 기획한 대덕구청 측이 김제동 씨 강연료로 2시간에 155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예기치 않게 강연료 논란에 휩싸인 김제동 씨도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덕구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대덕구는 재정자립도 16%대의 열악한 재정 상태로 자체 수입으로는 구청 공무원 월급도 겨우 주고 있다”며 “1550만 원을 주면서까지 김제동 씨를 강사로 모셔오는 것은 대덕구청장의 비상식적인 행태”라고 비난했다.

이어 “1550만 원이면 결식 아동 급식을 3875번 먹일 수 있고,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잃은 청년들을 한 달간 12명이나 고용할 수 있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소연 시의원(바른미래당·서구6)은 “해당 예산은 시의회 교육위원회가 승인해준 혁신지구 교육사업 예산으로 당시 교육청에 철저한 관리·감독을 주문했었다”며 “이 예산은 구청 마음대로 쓰라고 주는 예산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구민들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목상동 주민 한 모씨는 “우리나라에서 2시간에 1550만 원을 버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며 “이런 거액을 주고 초청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대덕구민 김 모씨 역시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인물에게 지자체 교육 프로그램으로 고액의 강사료를 지급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이 돈이 정말 내 돈이라면 선뜻 돈을 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난에 대덕구청 측은 “지난해 8월 대덕구가 교육부 공모 사업인 ‘풀뿌리 교육자치 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에 선정돼 1억 5500만 원의 국비를 확보한 바 있다”며 “강연은 구 자체 예산이 아닌 이 공모 사업 예산으로 진행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지난해 청소년 아카데미에 참석했던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다음에 초청할 강사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김제동 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섭외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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