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총파업 예정대로"... "돌이킬 수 없는 강 건넜나"

21일 김명환 민주노총위원장 구속 철회 시위. (사진=노동과세계)
21일 김명환 민주노총위원장 구속 철회 시위. (사진=노동과세계)

[충청헤럴드 서울= 강재규 기자] 민주노총의 총 수장이 구속되면서 정국에 또 하나의 격랑이 일 전망이다.

21일 오후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법원에 의해 구속되면서 민노총은 다가올 7월 총파업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등 강경투쟁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되는데 따른 것.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출범을 전후해 촛불세력의 큰 축을 맡아왔던 노동계가 文 정부의 '최대 우군'에서 적으로 표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국회 정상화 조짐과는 별개로 정국 변화를 점치기 어렵게 하고 있다.

김명환 위원장의 구속은 지난 4월초, 노동법 개악을 저지한다며 민주노총이 벌인 국회 집회 과정에서 노조원들에게 폭력 행위를 지지한 혐의에 기인한 것이다.

서울남부지법 김선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것.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과 올해 3, 4월 등 4차례에 걸쳐 국회 앞 집회를 주최하고, 참가자들이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장비를 파손하는 등 불법 행위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구속된 건 이번 정부 들어 처음으로, 권영길, 단병호, 이석행, 한상균 전 위원장에 이어 김 위원장이 5번째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현재 구속 상태다.

■ "정부가 민주노총을 마녀사냥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김명환 위원장이 구속되자 즉각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에 대한 입장' 제목의 논평을 통해 "결국 정부는 총노동의 수장을 잡아 가뒀다. 민주노총을 가둔 노동존중 세상은 없다"며 "정부가 국회 개원에 앞서 민주노총 위원장을 구속한 이유는 분명하다. 민주노총의 저항을 짓밟고, 노동법을 개악하고, 저임금 장시간 노동 체제를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위원장을 잃었다고 해서 물러나거나 힘을 잃을 조직이 아니다"며 "민주노총은 더 이상 촛불정부가 아닌 노동탄압 정부를 상대로 한 전면적이고 대대적인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쟁의 불길은 6월 울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으로, 그리고 민주노총 전조직의 전국적 총파업 투쟁으로 이어질 것"을 예고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위원장 구속영장 청구 규탄 및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은 정부의 끝없는 노동정책 후퇴와 총노동을 전면 부정하는 상황에서 ILO 100주년 총회 기간에 위원장 구속영장 청구로 국제 망신을 자초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전조직적인 규탄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면서 노동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도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 개인이 아니라 백만 조합원, 나아가 2천 5백만 노동자의 대표이기 때문에 결코 위축되거나 피하지 않겠다"면서 "정부가 민주노총을 마녀사냥하고 있다. 설사 구속되더라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을 비롯한 노동기본권 확대 투쟁, 국회 노동법 개악 저지와 최저임금 1만원 쟁취 투쟁 등 민주노총의 7월 총파업 투쟁만큼은 반드시 사수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동계에서는 “ILO 비준을 촉구하고 노동개악을 막아내기 위해 벌인 3-4월 투쟁에 대해 민주노총 위원장을 구속하겠다는 것은 결국 민주노총에 대한 선전포고이고 노동자를 적으로 삼는 행위”라며 이후 공공 모든 조직이 투쟁 모드로 전환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제대로 해야 할 적폐청산은 하지 않고 촛불정신의 한 주역인 민주노총을 탄압하는 것은 적반하장이자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촛불 배신행위라는 주장이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노사정협의회 불참하고 있는 상태서 향후 모든 노정교섭 역시 교착상태에 빠져들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회 노동법 개악 저지, 최저임금 1만원 쟁취,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철폐, 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기본권 확대를 위한 전면적이고 대대적인 투쟁으로 민주노총이 왜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의 전국 중앙조직인지 입증하겠다”며 벼르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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