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여성정책개발원 분란 책임 촉구…“지난해 원장 임명 당시 우려 현실화”

양승숙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왼쪽)과 양승조 충남지사.

[충청헤럴드 내포=안성원 기자]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이하 개발원) 분란의 여파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개발원 노조의 양승숙 원장에 대한 '독선 경영' 기자회견 이후, 정치권은 물론 여성단체들까지 비판 여론에 가세하고 나섰다.

3일 충남여성단체연대(이하 연대)는 성명을 통해 “양승조 충남지사와 개발원 양승숙 원장은 충남의 여성들의 성평등 책무를 제대로 다하지 못한 그간의 행태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연대는 “지난해 10월 말 충남여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중점으로 한 연구·교육기관으로서 도내 유일한 씽크탱크인 개발원의 수장을 임명할 당시, 도지사의 정치적 인사이자 성평등 정책과는 무관한 사람이라는 우려를 발표한 바 있다”며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공성을 훼손하고 독단적 기관운영을 비판하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연구기관은 말 그대로 기존의 현상을 집약해 분석하고, 미래지향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더군다나 시대적으로 성평등은 필수의 요소이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모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더욱 확장된 범위로 연구돼야 한다”며 “이 역할을 책임지는 사람이 바로 원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대는 또 “개발원은 20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에서 지역여성정책의 선배격인 연구기관이다. 충남의 15개 시·군 여성들의 삶을 더 가까이 헤아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양 원장은 재향군인회 여부회장의 역할이 더 익숙했던 것 같다”며 “지난 몇 개월간 행보를 고려하면 충남의 성평등 비전을 제시하려는 의지가 전혀 읽혀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양 지사의 측근 챙기기가 시작이자 원인이다. 저출산극복을 대표공약으로 내세우지만, 결코 성평등 관점으로 여성들의 삶을 우선순위로 두고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저출생 고령사회의 속도가 가속화되고 저성장과 기계화로 사람의 노동이 저평가되는 지금, 특히 여성의 목소리가 제대로 정치와 정책에 반영이 되고 체감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 조직 수장의 비전과 철학, 리더십은 시대흐름을 읽어야 하고 지역에 다양한 관점을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끝으로 연대는 “양 지사와 양 원장은 충남여성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성평등 정책을 적극 구현하는 계획을 밝혀라”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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