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여론조사 결과 자의적 해석 논란... ‘보통’ 답변, 긍정적 응답에 포함

대전시청사 전경.
대전시청사 전경.

[충청헤럴드 대전=박상민 기자] 대전시의 ‘민선7기 시민만족도 조사 결과’에 대한 해석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시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이룸에 의뢰해 지난 5월 29일~6월 27일까지 만19세 이상 시민 2295명을 대상으로 ‘민선7기 1주년 시민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시는 조사 결과 "시민 65.6%가 ‘대체로 만족한다’고 답변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세부 결과를 보면 매우만족 7.5%(172명), 다소만족 20.7%(474명), 보통 37.4%(858명), 다소불만족 15.9%(365명), 매우불만족 12.3%(282명) 등이다.

‘만족’과 ‘불만족’의 가운데인 ‘보통’을 긍정적 답변에 포함시킨 것. 시의 이번 조사 발표가 억지 해석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시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답변 항목에는 ‘대체로 만족한다’라는 답변은 없었다.

어학사전에서도 ‘보통’의 의미를 ‘특별하거나 드물지 않고 평범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보통’을 긍정적 의미로 확대 해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뜻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는 시정 운영에 대한 기대도 조사 결과 ‘지금보다 잘 할 것’이라는 응답이 70.5%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세부 결과는 ‘지금보다 잘할 것 같다’가 22.5%(517명), ‘지금과 비슷할 것 같다’ 48.0%(1102명), ‘지금보다 못할 것 같다’가 17.3%(398명)로 조사됐다. 

이 역시 ‘가운데 영역’인 ‘지금과 비슷할 것 같다’는 답변을 긍정적 평가에 포함시켰다.

시의 이 같은 해석을 두고 시 공무원들 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여론 조사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자 시정에 대한 긍정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주관적 해석을 내놓았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 공무원 A씨는 “조사 결과에 대한 객관적 자료만 발표했어야 했다”며 “결과에 대한 해석은 시민들과 언론이 하는 것이다. 시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보도자료를) 발표한 것은 여론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민선7기 출범 이후 가장 큰 성과를 묻는 질문에는 트램건설 확정(32.6%), 교육복지 확대(11.7%), 4차 산업혁명특별시 육성(10.3%), 국비 3조원 이상 확보(9.2%), 어린이재활병원 유치(7.9%), 3.8민주의거 국가기념일 지정(2.5%) 순으로 응답했다.

아쉬운 점은 일자리 감소 등 지역경기침체(46.9%), 세종시 이주 등에 따른 대전인구감소(25.3%),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등 지역현안 갈등(8.1%),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에 따른 지역 간 과열경쟁(7.7%) 순으로 조사됐다.

※ 이번 조사는 민선7기 1년에 대한 주요성과, 아쉬운 점, 향후 중점추진 과제 등 4개 분야 7개 항목에 대해 전화면접 설문조사 방법으로 실시했으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이다. 자세한 사항은 대전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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