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의원, "내홍처럼 비치는 당 모습 부끄러워... 당 지도부 결정 기다리는 중"

박순자 의원
박순자 의원

[충청헤럴드 국회=강재규 기자] 결론부터 말해,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친박'의 잔영이 어른거리는 당이고, 매우 미안한 얘기지만,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이 적게 지려거든 이 잔영을 걷어내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자유한국당은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사임을 거부하고 있는 박순자(3선) 의원에 대해 당 윤리위원회 회부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일단락 되는 듯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에 대해 "당에서 (박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해 징계절차에 착수하는 걸로 안다"며 "오늘 중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리위 회부 등 징계절차는 당 사무총장이 맡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로서는 또 다른 고민거리가 짓누른다.

당 차원의 징계에도 불구하고 박 의원이 버틸 경우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나 원내대표 역시 "강제로 내려오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당에 매우 유해한 행위이기 때문에 저희로선 이걸 당헌‧당규에 따라 윤리위 징계절차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한국당은 원내 복귀와 함께 보건복지위원회, 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대한 교통정리를 마무리 했지만, 박 의원의 '버티기'로 인해 국토위원장 자리만 봉합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의총에서 박 의원과 홍문표(3선. 충남 홍성 예산) 의원은 국토위원장 자리를 1년씩 번갈아 맡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의원은 자신은 "해당 합의에 동의한 적 없다"며 교체를 거부하고 있다.

現 박 위원장의 '버티기'는 사실 여러면에서 명분이 약하다. 국회법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상임위원장 자리는 각 당의 사정으로 보임되기 때문에 각 당이 통상의 의안 처결방식 처럼 의총을 거쳐 최고위 의결 정도면 모두 결론나는 것이다. 홍문표 의원은 "내홍처럼 (자리싸움하는 모양새로 비칠까 부끄럽다"며 이제는 당 지도부 결정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박 의원이 당초 약속한 1년 호선 방식을 거부하고 버티기를 하면서 흡사 집안 자리싸움 모양새로 비치고, 이는 다시 유권자들에게 매우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당 지도부가 좀더 서둘러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점이 오히려 지적되는 바다.

그런데 박 위원장이 버티기를 하는 내면을 보면 여전히 한국당내 검은 그림자가 늘 도사리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즉, 한때 당 주류를 형성했던 '친박'(친 박근혜계)의 몽니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오죽하면, 박 위원장이 한창 버티기를 할 즈음, 지나던 김재원 의원이 "계속 버티라"고 응원 아닌 응원을 보내고 있었던가.

때문에 이번 박순자 국토교통위원장 버티기 해프닝은 한국당내 잔영처럼 들러붙어 있는 '친박'의 흔적을 털어내지 못하는 한 내년 총선에서 어려운 싸움을 할 것임을 예표하는 사례라 아니할 수 없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라고 하는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려 해도 일거에, 단칼에 쳐낼 수 없다는 점,  그 부분이 새로운 고민거리가 되고 있고 한국당으로서는 당장에 뗄레야 뗄 수 없는 천석고황처럼 남아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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