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행자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삭제…“도 입장에서 경제성 따져봐야”

지난 10일 충남도의회 행자위 의원들이 백제문화단지 내 잔여 민자사업 추진을 위한 도-롯데 재산교환 계획과 관련 현장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충청헤럴드 내포=안성원 기자] 충남도의회가 부여 백제문화단지 사업에 동참하고 있는 롯데가 ‘수익성’만 챙기려 한다며 민간사업 추진을 위한 재산교환 계획안에 ‘재검토’를 결정했다.

12일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의원들은 ‘충남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심사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번 안건은 백제문화단지 잔여 민자사업 추진을 위한 도와 롯데 간 재산교환 합의내용을 담고 있다. 롯데는 해당 부지를 활용해 루지(luge;경주용 썰매)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의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롯데가 수익이 발생하는 사업만 운영하려 하면서 정작 손해가 발생하고 있는 백제문화단지 운영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영우 의원(민주당·보령2)은 “롯데가 부여에서 하는 사업 중 아울렛, 골프장, 리조트는 흑자다. 하지만, 백제문화단지는 적자”라며, “롯데가 백제문화단지 적자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도에서 적자를 보전해주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인환 의원(민주당·논산1)도 “롯데는 과거 안면도 개발당시 본인들이 먼저 개발하고 싶다고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안면도 개발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업성이 있어 보이는 부여에서는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는데, 충남도 입장에서 보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며 “사업을 진행할 때 최대한 꼼꼼하게 챙겨 살펴봐 달라”고 주문했다.

의원들은 또 교환재산의 등가성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요구하기도 했다.

충남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심의모습. 

이선영 의원(정의당·비례)은 “이번 토지교환건의 경제적 측면을 살펴보면, 우리 도가 더 비싼 땅을 취득해 별도로 활용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쉬운 것은 롯데 측이다. 가급적이면 등가교환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장헌 의원(민주당·아산4) 역시 “롯데가 도유지를 교환해서 그 부지에 루지 등을 개발한다고 하는데, 역으로 생각해 우리 도가 개발하면 더 좋지 않겠느냐”고 반문한 뒤, “부여군이나 도가 직접 그 부지를 개발하는 것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백제문화단지의 경제성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조길연 의원(한국당·부여2)은 “백제문화단지는 도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곳”이라며 “단지 내 위례성 등 왕궁을 재현한 건물도 있다. 희소성을 고려해 이름을 왕궁재현단지라고 바꾸고, 롯데리조트도 지역을 고려해 부여롯데리조트로 수정하는 것이 괜찮을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한영신 의원(민주당·천안2)은 “백제문화단지 방문객의 수가 줄고 있는데, 이에 대한 확실한 대책이 있느냐”고 추궁하며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스탬프투어, 아기자기한 기념품 제작판매, 주변시설과 연계한 풀패키지 코스개발 등 여러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관광객 유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심의에서 행자위는 도-롯데 간 상호 재산교환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를 요구하며 계획안을 삭제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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