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도내 축제 96개, 경제적 효과 ‘불분명’…체류시간, 소비패턴 등 지표 분석 필요
충남도의회 김연 의원 “150억 규모 계룡군문화 엑스포, 보령머드박람회 재점검해야”

20일 개최된 '2019 보령머드 축제'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양승조 충남지사(가운데) 모습. 오는 2022년에 보령머드박람회를 앞두고 있지만 성공적인 개최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충청헤럴드 내포=안성원 기자]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축제가 열리는 충남. 하지만 정작 그 효과를 행·재정적 노력에 비해 불분명하다는 쓴소리가 제기됐다. 나아가 150억 규모로 추진 중인 계룡군문화 엑스포, 보령머드박람회 등의 행사에 대한 재점검도 필요해 보인다.

21일 충남도의회에 따르면, 문화복지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김연 의원(민주당·천안7)은 19일 열린 제31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축제의 경제유발효과 과대평가로 인한 예산낭비 문제를 지적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객관적인 경제유발효과의 부재가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2018년에 집계된 충남 도내서 개최되는 축제는 총 96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과연 이들 축제에 대한 효과성은 객관적 지표를 기준으로 분석되고 있는지, 예산지원을 위해 과대평가된 부분은 없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축제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 활용하는 체류시간과 소비패턴의 명확한 적용을 주문했다.

충남문화산업진흥원의 충남의 축제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소비 유발효과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역축제기간과 상관없이 소비패턴이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축제기간 이뤄지는 소비 대부분이 내지인에 의해 이뤄지는 걸 보여준다.

또 소비 유형별로 보면 ‘식료·유통·주유’가 약 70%를 초과한다. 이런 소비형태는 체류 방식의 축제 보다는 잠시 거쳐 식사를 하고 이동하는 형태가 더 크다는 걸 반증한다.

김 의원은 “충남 지역축제에서 발생한 소비의 대부분 내지인에 의해 이뤄지고 외지인 유입 및 소비유발 효과는 미미하다는 걸 알 수 있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 축제들이 유입인구와 경제유발효과를 과대평가해 별 고민 없이 매년 예산을 증액해 관례적으로 축제를 치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서산시 ‘해미읍성 역사체험축제’는 축제 프로그램의 연출 및 운영의 미흡함, 야간 및 주간 프로그램 연장 운영 미흡함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지만 2017년부터 연속 3년 문화관광축제 부문에서 유망 축제로 선정돼 도비가 지원되고 있다.

아산시 ‘은행나무길 축제’도 2017년 20억 원이 넘는 소비지출을 유발한 반면 2018년은 6억7000만 원에 그쳐 68%나 감소했다. 전년 동기대비 내지인 소비지출 73%, 인접지인 64.7%, 외지인 63.7% 등 모든 면에서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지역향토우수문화축제 3개 중 하나로 선정됐다. 

충남도의회 김연 의원. 그는 도의 지역축제 분석력에 의문을 던지며, 150억 대 규모의 계룡군문화축제와 보령머드박람회의 준비를 위한 개선을 촉구했다.

김 의원이 던진 도의 지역축제 예산 지원 기준에 대한 의문에 무게감이 실리는 이유다.

더욱 큰 문제는 도의 축제관련 행정역량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에 계룡군문화 엑스포, 2022년에는 보령머드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두 축제 모두 충남의 대표 축제를 엑스포 수준으로 격상시켜 추진하는 행사로, 각각 155억 원과 145억 원이 투입된다.

김 의원은 “이 두 행사를 치르고 난 뒤 우리 충남은 무엇을 남길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엑스포와 박람회는 산업과 기예, 학술 등과 관련된 온갖 물품을 전시하고 생산물의 개량 발전 및 산업 진흥을 꾀하기 위해 여는 전람회를 뜻하지만 두 행사가 이런 목적에 맞게 준비되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그러면서 “군수산업의 발전 및 방위산업진흥을 꾀할 수 있는 콘텐츠보다는 기존의 축제를 규모만 키운 것은 아닌지, 머드 박람회 역시 관련된 산업은 화장품 외에는 이렇다 할 상품이 없어 박람회를 개최할 만큼의 산업 환경이 준비되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실속 없이 막대한 예산만 소비되는 축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축제든 엑스포 또는 박람회든 행사가 끝난 뒤에는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 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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