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헤럴드 국회=강재규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리더십이 '중대 시험대'를 맞았다. 그의 지도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30일 "당내에서 소모적 노선투쟁을 그만하고 조기 전당대회로 결판을 내자"고 제안하고 나섰다.

당내 시끄러운 소리도 많은데, 깔끔하게 모두가 총사퇴하고 조기전대를 갖자고 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언제까지 싸움만 할 것인가. 연동형 비례제 문제로 극한 싸움을 한 지 얼마 안 돼 혁신위 1호 안건 상정 문제로 지도부가 사실상 기능 정지 상태"라며 이렇게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손학규 대표는 재출마해 재신임 여부를 평가받고 비당권파는 자신의 비전을 걸고 당원과 국민에게 평가받으면 된다. 이게 진검승부"라고 주장했다. 하 최고위원은 "현 지도부는 손 대표만 동의하면 모두 총사퇴를 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치를 준비가 돼 있다"며 "당 내분을 더 이상 질질 끌지말고 조기 전대로 깔끔히 마무리하자"고 제안했다.

하 최고는 "정상적인 당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당 문제 하나 해결 못 하면서 무슨 나랏일을 논하냐는 국민 목소리에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심정을 밝히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앞서, 오신환 당 원내대표는 전날 손학규 대표가 막가파식 구태정치를 펴고 있다며 당을 혁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손학규 대표를 비판하면서 지도부 검증을 골자로 하는 혁신안의 최고위원회의 상정을 재차 촉구했다.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를 겨냥해 “한 줌도 안 되는 기득권을 갖고 당을 파멸로 모는 막가파식 구태정치는 당의 미래와 전혀 맞지 않다”면서 당분간 최고위 보이콧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의 미래와 관련해 호남 중진 의원들과도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혁신을 멈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에는 더욱 깊은 갈등의 골이 패인 사례도 있었다. 손학규 대표 퇴진 문제를 둘러싼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또 ‘반쪽 회의’ 사태를 초래했던 것. 오신환 원내대표는 손 대표 리더십이 회복 불능 상태라며 최고위 회의 보이콧에 들어간 상태다.

손 대표 퇴진을 둘러싼 내홍이 막장으로 치달으면서 최고위 회의장에서 고성은 예삿일이 된지 오래고, 마침내 몸싸움으로 번져 119까지 출동하는 지경에도 이른 바 있다. 당권파와 반대파 곧 퇴진파간에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상태다. 하지만 이들 둘 다 스스로 당을 떠날 뜻은 없어보인다는데서 고심과 내홍은 길어진다.

손 대표의 퇴진을 담은 혁신위의 손 대표 퇴진 안건상정을 촉구하며 하루도 잘 날없는 싸움이 이어진다. 그 바람에 주대환 혁신위원장은 혁신위원장 자리서 불과 열흘만에 전격 사퇴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당초 "추석 전까지 지지율 10%를 얻지 못하면 사퇴" 배수진을 쳤던 손학규 대표는 그간에도 숱한 퇴진 목소리에 '한귀를 막은 듯' 온갖 수모에도 자리를 지키는 모양새로 일관해왔다. 손대표는 그러면서 "갈등을 수습해나가고 있지 않느냐"며 "저는 당권 싸움은 단식의 명분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이다.

당권파와 퇴진파 간 갈등은 결국 고소·고발전으로 번진 상태다. 손 대표 측은 이기인 혁신위 대변인이 왜곡된 사실을 발표했다며,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

퇴진파가 손 대표를 겨냥해 제기했던 4·3 보궐선거 허위 여론조사 의혹에 대한 경찰 조사도 이뤄지고 있어 당내 계파간 싸움은 이제는 봉합이 불가능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 안철수 전 대표의 등판론도 제기되는 등 당내 리더십 혼선은 막장에 이른 느낌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4월말께 국회 패스트트랙 정국 속에 역대급 '사고를 친' 김관영 당시 원내대표의 두차례 연속 사보임 등 당내 충돌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었다.

국정논의 앞서 집안 갈무리부터 해야 겠다는 이야기가 허투루 들리지 않아보이는 바른미래당.

한때는 당의 위기관리능력에선 최고로 치던 손학규. 100일 민심 대장정은 그가 대선 후보로 나서기 위해 눈물로 민심을 살피며 국민 속으로 파고들던 거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았다. 보수 진영을 박차고 나가 진보진영으로 들어갔을 때만 해도 보수쪽에서 일정부분 원망과 비난이 있었을 지언정 그의 인품을 대놓고 비난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진보진영에서의 그의 이름은 치솟을대로 치솟아 갔고, 일정 계파와 지분을 보유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걸로 인생 고점을 달렸었다면 옳은 판단일까? 이후 단 한번도 오르막 없이 내리막길을 걸어온 손. 마침내 정착한 안철수-손학규 연대의 고리를 이용해 비록 미니 정당이긴 해도 당 대표로서 만년을 화려하게 불태울 줄로만 알았던 그가 더없는 시련과 수모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는 이가 많다.

더 이상의 굴욕과 수모를 이겨내고 다시 우뚝 설 것인가? 아니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결행할 것인가? 당 안팎에서 쏟아지는 사퇴론. 과연 손학규 대표의 사퇴는 언제 이뤄질 것인지, 그의 사퇴는 이제 시간문제로 다가온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