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개발원장 시절 성추행, 인사청탁 의혹으로 사퇴…직원들 집단 반발 조짐

충남시각장애인복지관 신임 관장으로 내정된 황화성 전 한국장애인개발원장에 대한 자격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그의 폭언과 성희롱 의혹을 제기한 <JTBC뉴스> 방송화면 모습.

[충청헤럴드 천안=안성원 기자] 충남시각장애인복지관 신임 복지관장 내정자가 발표된 가운데, 그의 과거 행적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자격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충남도와 충남시각장애인복지관(이하 복지관) 등에 따르면, 복지관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충남시각장애인연합회는 신임 복지관장 후보자를 공모한 결과 지난 7일자로 황화성 전 한국장애인개발원장을 최종합격자로 발표했다.

중증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황 전 원장은 지난 1993년 대한안마사협회 충남지부장으로 시작해 충남시각장애인연합회장, 충남장애인단체연합회 제1·2·4대 상임대표 등을 역임했다. 

특히, 지난 2006년 5월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충남도의원으로 당선, 2010년 6월까지 4년간 교육사회위원회 및 장애인복지정책특별위원회 소속으로 의정활동을 했다. 

이후 지난 2015년 9월 제3대 한국장애인개발원장으로 임명, 최초의  공공기관 기관장으로 화제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행적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황 전 원장은 2017년 11월 비정규직 여직원에게 정직원 전환을 빌미로 성희롱발언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언론 의혹이 제기되자 12월 한국장애인개발원장 직을 사퇴한다. 이후에도 인사청탁 의혹으로 수사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황 전 원장이 성범죄 관련 조사를 충분히 받지 않았음에도 의원면직 처리해 준 보건복지부에 ‘봐주기’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복지관 측은 이미 2년 전 발생한 사안인데다 공모 과정이 절차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기 때문에 황 전 원장의 내정을 바꿀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복지관장 결과를 두고 충남시각장애인복지관 내부에서도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복지관 안팎에서는 이번 공모결과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고 있다. 

황 전 원장이 장애인개발원장 때 제기된 성희롱 의혹도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데다, 과거 충남도의원 시절 의정활동에 대해서도 대화와 타협 보다는 고압적인 자세와 폭언이 강했다고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황 전 원장과 같은 시기에 정치활동을 했던 한 지역정가 인사는 “(황 전 원장과) 같이 회동할 때마다 수위를 넘나드는 성희롱적인 발언과 행동이 자주 나와 같은 술자리에는 있기도 민망할 정도였다”며 “그를 대하는 행정직원들도 권위적인 성향이 강해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복지관 내부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복지관 운영위원회는 내정자 발표 직후 회의를 열고 임명을 반대하는 연판장을 돌리기로 했으며, 복지관 직원들 사이에서는 집단 사퇴도 불사하려는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도와 도의회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공모에 대한 도의 최종 승인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충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김연 위원장은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강해 이대로라면 파행이 우려될 정도”라며 “정치적 배경을 떠나 공직자윤리규정에도 위배된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도의 최종 승인까지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장의 공모 권한은 위탁법인에 있는 것이 맞지만, 이번엔 공모는 검증에 대한 의혹이 강한 것 같다”며 “이번 기회에 위탁기관 관리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조례를 정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 전 원장의 내정은 충남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결정된 상태로 충남도의 최종 승인을 받게 되면 정식으로 임명된다. 

저작권자 © 충청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