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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녀의 경제 교육
내 자녀의 경제 교육
  • 박찬용 교육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8.13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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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용 교육 칼럼니스트, 대전용전초등학교 교장
                                            박찬용 교육 칼럼니스트, 대전용전초등학교 교장

내 자녀에게 경제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 실천에 들어가면 더욱 난감해 진다. 물질에 너무 얽매이게 하여 물질의 노예가 되게 할 수도 없고, 물질을 너무 가볍게 여기게 하여 생활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할 수도 없다. 적당히 자기 물건 아낄 줄도 알고, 남에게 베풀 줄도 알면 좋겠지만, 적당하다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적당하다는 것은 사람에 따라 판단 기준이 다르므로 일률적으로 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경제적인 부나 사회적인 지위, 가치 기준 등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돈의 소중함을 알게 해야 한다. 자녀는 필요한 것을 부모에게 요구하면 부모가 다 해주기 때문에 돈의 소중함을 모를 수 있다. 그리고 부모이기 때문에 자기에게 해주는 것에 대해 당연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부모가 직장에서 힘들게 어떤 일을 하여 돈을 벌고, 번 돈을 알뜰살뜰 절약하여 생활하는지는 관심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부모도 자녀에게 그런 것을 알려 주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보통 부모들은 자녀에게 “너는 공부만 잘하면 돼. 돈에 대해서는 신경 쓸 것 없다. 네가 공부만 잘하면 뼈가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다 해줄 것이다.”라고 한다. 그래서 자녀는 부모가 마치 도깨비 방망이를 가지고 있어서 뚝딱하면 모든 것이 나오는 줄 안다. 부모는 자녀에게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할 필요가 없다. 자녀가 용돈을 요구하면 마치 은행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얼른 주고,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면 장난감가게 사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얼른 사줄 필요가 없다. 가정 경제에 대해 가족 간에 소통하는 것이 좋다. 

부모가 자녀에게 소득이 얼마인지를 알려 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자녀도 부모의 소득으로 함께 생활해야 하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부모의 소득을 아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야 서로 도와가며 건전한 가정 경제를 꾸려 나갈 수 있다. 10년, 5년, 1년 계획을 세우고 난 다음, 한 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가정을 꾸려 나가다 보면 집도 구입해야 되고, 차도 바꿔야 되고,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사교육비도 들고, 대학에 입학하게 되면 등록금도 내야 된다. 장기 계획을 세우지 않고 매달 들어오는 수입을 다 써버리게 되면, 후에 낭패를 면할 수가 없다. 그러한 계획을 세운 다음에 가족이 같이 공유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자녀는 절약할 줄 알고, 기다릴 줄도 알며, 소망하던 것을 이루게 되었을 때 성취감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로 기억한다. 담임선생님한테 전화를 받았는데, 아들이 친구들에게 동전을 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동전을 100원짜리 500원짜리 섞어서 조그마한 통에 넣어 두었는데, 거기에 있는 것을 가져다가 준 것이다. 아들에게 어떻게 해서 동전을 주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친구들과 같이 지내다가 동전을 가게에 가져다주면 먹을 것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우리 집에 동전이 많이 있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갖다 달라고 해서 주었다는 것이다. 형제 없이 혼자 자라기 때문에 네 것과 내 것이라는 소유 개념이 없고, 모든 것을 부모가 사주었기 때문에 돈의 쓰임과 소중함을 몰랐기 때문에 아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동전을 가지고 가게에 가서 물건을 직접 사게 하고, 돈의 쓰임과 소중함에 대해 일깨운 적이 있다. 그 뒤로 물건을 살 때는 가급적 아들이 지불하게 했다. 식당에서 외식을 할 때도 우리가 얼마짜리 음식을 먹었는지 알게 하고, 집에서 먹는 것 보다 비싸기 때문에 가끔씩 외식한다는 것도 알게 했다. 

설악산 대청봉에 오를 때는 물이나 음료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해서 정상에 도착하기도 전에 다 떨어졌다. 더구나 여름이라 우리 부부도 갈증이 심했는데,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아들은 매우 힘들어 했다. 우리 부부는 정상에 도착하여 산 아래를 굽어보며 정상에 오른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데, 아들이 다리를 툭툭 치고 손짓하며 사달라는 것이었다. 그쪽을 보니 얼음물에 음료수가 담겨있고, 값은 3,000원이었다. 비싸지만 사서 마시게 하고, 내려왔다. 아래로 내려와서 슈퍼에 들러 3,000원을 주며 같은 음료수로 사오라고 했더니, 입이 함지박 만하게 벌어진 채로 비닐봉지에 가득 들고 왔다. 봉지 속에는 6병이 들어 있었다. 오는 길에 차 안에서 아들에게 같은 물건이라도 장소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는 점, 대청봉에서 음료수를 판 사람은 음료수를 팔기 위해 어깨에 지고 그 높은 곳을 올라갔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음료수를 팔아 돈을 벌 수 있다는 점, 우리가 미리 음료수를 준비해서 등산을 했더라면 비싸게 사지 않아도 된다는 점 등을 설명하였다. 그 뒤로 여행할 때마다 음료수는 아들이 챙기게 되었다. 

용돈은 주당 1,000원과 월 10,000원으로 월에 총 14,000원을 정기적으로 주었다. 그리고 어떻게 썼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빙과류나 빵 등 간식거리나 과일 등은 냉장고에 항상 있었고, 학용품은 필요할 때마다 사 주었기 때문에 사실 용돈은 그렇게 필요하지 않았다. 그때 아들이 받은 용돈은 주로 저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유사시에 대비하여 우리 가족만 알고 있는 장소에 얼마정도의 돈을 두었고 필요할 때 쓰고, 얼마를 어디에 썼는지 얘기하도록 했다. 주로 부모가 늦게 귀가할 때 매식하거나 학습 자료나 문제집을 구입하는데 사용하며 나름대로의 경제활동의 방향과 방법을 스스로 깨우치며 바르게 성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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