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논란 작가 작품 등 문제제기…“25세 청년이 40~50대 중년처럼 보여서야..”

윤봉길 의사의 표준영정 교체 요구 내용이 담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충청헤럴드 내포=안성원 기자]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항일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지역의 대표적인 독립투사인 윤봉길 의사의 영정교체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윤봉길 의사의 사당인 충의사에 걸려있는 영정이 친일작가의 작품인데다, 25세의 청년의 모습이 40~50대의 중년처럼 보인다는 민원이 함께 제기됐다.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같은 내용의 청원이 게시돼 이날 오전 11시 현재 122명이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게시글에 따르면,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충의사는 윤봉길 의사의 고향에 세워진 사당으로, 이곳에 걸려진 윤봉길 의사의 표준영정은 친일행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월전 장우성 화백의 작품이다. 

실제 장 화백이 그린 유관순 열사의 표준영정은 장 화백의 친일행적이 드러나자 2007년 공모과정을 거쳐 교체된 바 있다.

게시자는 “사당에 모셔진 윤 의사의 영정은 참배객들을 대상으로 ‘몇 살 쯤 돼 보이는가?’ 물으면 대부분 4~50대 근엄한 중년신사로 보인다고 한다”며 “하지만 윤 의사는 25세의 열혈 청년으로 시대의 청년 정신을 실천하신 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올 해는 임시정부 100주년이다. 윤 의사의 1932년 4.29상해의거는 간신히 연명하던 임시정부가 중국정부의 지원을 받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또 대한민국이 살아있음을 전 민족과 세계에 알린 거사였다”고 강조했다.

충의사에 걸린 윤봉길 의사의 표준영정 모습. [문화재청 홈페이지]

이어 “윤 의사는 의거 후 군사재판에서 폭탄을 투척한 이유를 묻자 ‘세계평화를 깨트린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응징’이라고 답했다”면서 “지금 일본의 아베정권은 다시 세계평화를 깨트리려 하고 있다. 윤 의사의 평화정신이 힘을 발휘할 시기”라고 힘 줘 말했다.

끝으로 “경제의 어려움 속에서 청년들이 고난의 시기를 걷고 있다. 청년들에게 윤 의사의 삶을 통해 청년의 시대정신을 깨우게 하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친일화가가 그린 영정, 노숙해 보이는 중년신사가 아닌 열혈 청년 윤봉길 의사로 영정을 교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충남도와 예산 지역에서는 이전부터 윤 의사의 영정교체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지난 6월 10일 충남도의회는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우선적으로 친일작가가 그린 이순신 장군과 윤봉길 의사의 영정교체를 추진키로 했으며, 같은 달 25일 윤 의사의 유족들과 선양단체인 ‘월진회’와 ‘매헌사랑회’ 등도 ‘윤 의사 표준영정 지정처회 및 교체 의견서’를 예산군에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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