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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규의 시사칼럼] '조국 사태'는 정권의 존립과 직결된 문제다
[강재규의 시사칼럼] '조국 사태'는 정권의 존립과 직결된 문제다
  • 강재규 기자
  • 승인 2019.08.18 0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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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명된 이후 온갖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동영상 갈무리]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명된 이후 온갖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동영상 갈무리]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명된 이후, 후보자와 관련된 온갖 의혹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진다. 청문회 일정도 잡히지 않았음에도, 여야간 조국 청문회를 앞둔 전운은 역대 인사청문회 사상 최고조로 치솟는다. 가히 창과 방패의 대결, 여야 모든 화력을 동원하며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권투로 치면, 통상적으로 서로가 잽을 날리며 탐색전을 벌이는게 맞지만, 그간 조국 후보자를 두고는 그의 SNS정치 활성화때부터 난타전을 벌여온 터라 지금의 공방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인사청문회는 해당 공직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능력이 최우선 검증돼야 한다. 여권 입장에서는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의 강한 반대가 충분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조 후보자를 법무장관에 지명한 것은 검찰개혁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란 주장이다. 여당은 "사법개혁 완성을 위한 적임자, 촛불정신의 완성"이라며 야당을 향해 정치공세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야권은 극력 반대다. 야당 한 인사는 "신독재 완성을 위한 검찰 도구화" "조국은 절대 안된다"며 조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할 뿐이다. 정작 지난 8.9개각과 함께 조 후보자는 '서해맹산(誓海盟山)'을 언급하며 장관입각의 의지를 드러냈으나 이내 터져나오는 의혹들 앞에 "인사청문회장에서 상세히 밝히겠다"고만 말하고 있다.

당초 조 후보자에 제기된 의혹은 '사노맹 활동'이라고 하는 이념적 전력문제에 집중될 것으로 예측됐다.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던 부적절 인사라는 야당의 공세와 철 지난 색깔론이라는 여당의 반격이 이어지면서 인사청문회의 전초전에 불과했다. 즉, 야당은 조 후보자가 울산대 강사 시절 사노맹 산하 남한사회주의과학원에서 활동해 대법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실은 다른 공직은 몰라도 법무부 장관직에는 적절하지 않다며 발끈했다.

이 사건 재판부와 대법원은, 국가 변란을 목적으로 한 사노맹을 반국가단체로 판단하면서도 남한사회주의과학원은 이보다 낮은 수준인 이적단체로 보고 적극적인 가담은 없었으나 조 후보자에게 집행유예를 내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 문제를 야당이 문제삼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많다. 이미 MB정권때 일종의 사회주의 혁명을 기도했던 사노맹 활동을 민주화운동으로 재평가해 박노해 백태웅 등과 함께 민주화운동인사로 인정한 바 있는데다, 조국 자신도 20대 청년 조국의 행동에 대해 '부끄럽지도 않지만 자랑스럽지도 않다'고 고백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조 후보자의 의혹이 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 후보자가 딸 진학을 위한 위장전입 의혹에 이어 사모펀드 의혹이 제기됐다. '사노맹 활동'과 관련해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낸 바 있는 조국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더해지며 청문회 돌파가 가능하겠느냐는 의문마저 낳는다. 이 때문에 사회주의 무장봉기를 꿈꾼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활동 전력은 그의 '훈장'이 될 지언정, 74억 원대 사모펀드 투자약정과 위장전입을 비롯한 불법 부동산 거래 의혹까지, 그토록 서민을 위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말하던 조 후보자의 내로남불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는 점은 전혀 다른 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현재까지 야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바에 따르면, 조국 후보자는 8살 딸의 학교 배정을 위해 1999년 10월 서울로 주소지를 옮겼다가 한 달 후 다시 부산으로 주소지를 옮기는 전형적인 위장전입을 했으며, 다주택자 규제 회피를 위해 배우자 소유 부동산을 이혼한 동생의 전처에게 급매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야당은 문재인 정권 인사 참사의 특징인 위장전입과 부동산 의혹이 조국 후보자에게도 여지없이 드러난 것이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여야 사활건 공방전 예상... 제대로 된 정책검증 자질검증될까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5대 원칙은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제시한 대선 핵심 공약이었고, 위장 전입과 세금 탈루가 있으면 고위공직자로 등용하지 않겠다고 까지 했던 사실을 들추고 있다. 하지만 인사검증을 담당한 민정수석 조차도 5대 원칙에 위반되는 자였으니, 문재인 정권의 인사 참사는 당연한 것이었다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그러면서 묻고 있다. "기득권 타파와 정의를 외치며 사회주의 무장봉기를 꿈꾼 자가 자신한테는 자본주의사회 기득권층으로서의 부당한 특권을 제대로 누리며 감추려는 내로남불 그 자체인 조국 후보자, 국민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가?"

여당이 '조 일병 구하기'에 나서며 야당의 공세에 대해 "색깔론이나 가짜뉴스와 같은 정치공세로 청문회를 끌고 가서는 안 된다"고 성토하지만 드러나는 의혹을 지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다주택과 위장전입은 타인의 기회를 빼앗는다는 점에서, 상식과 정의를 배반하는 문제다. 그가 가고자 하는 자리는 법무장관으로서, 법무부는 사법질서를 다루는 부처고, 사법질서는 정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보를 양보해, 조 후보자가 앞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완전하게 해명을 하다고 해도 넘기 어려운 '더 쎈놈'을 넘을 지는 미지수다. 권력을 쥐자 이름도 생소한 사모 펀드에 전재산 보다 많은 소위 몰빵 출연 약정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후보자 가족은 2017년 7월 10억5000만 원을 납입한 사모펀드가 같은 해 하반기 관급공사를 수주하는 중소기업에 7억 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그해 5월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들어간 이후다. 펀드 투자를 받은 중소기업은 1년 만에 매출이 7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배 수준으로 늘었다.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블루코어 밸류업 1호’ 펀드(이하 블루펀드)는 2017년 하반기 가로등 자동점멸기 생산 업체인 웰스씨앤티에 투자해 최대 주주가 됐다. 한 야당 대변인은 이를 두고 "희대의 '일가족 사기단'을 보는 것 같다"고 혹평한다.

그리고 조 후보자는 정확히 그 해, 곧 2017년 11월,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명의로 된 아파트를 조 후보자 동생의 전 부인 조모씨에게 매매한 것이 다주택자 논란을 피하기 위한 '위장 매매'가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정 교수가 조씨 소유의 부산 해운대 소재 빌라에 대해 조씨와 맺은 임대차 계약의 내용도 논란이다. 빌라의 명의는 조씨로 되어 있지만 임대차계약서에는 부인인 정 교수가 임대인, 조씨가 임차인으로 명시됐다는 것이다. 이혼했다는 조씨 소유의 해당 빌라에는 현재 조 후보자의 어머니가 거주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조씨의 전 남편인 조 후보자의 동생이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빌라의 실소유자가 조씨가 아닌 정 교수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다시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로 돌아와, 조 후보자를 지켜내야 할 여당으로서는 마땅히,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물론 고위 공직자의 사모편드 가입은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제도적 허점 때문이지 실제 문제 소지가 없어서는 아니라는 점이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펀드 운용자와 가입자 사이에 긴밀한 관계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가입자를 통한 내부 정보 이용이나 부당한 권한 이용의 우려가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조 후보자는 고위 공직자가 되면서 법에 따라 주식을 처분하고 사모편드에 가입한 것이라고 하지만 일반인은 잘 알지도 못하는 고위험 고수익 투자에 재산을 쏟아붓는 것은 상식을 뛰어넘는다.

조 후보자도 "블라인드투자"라며 의혹을 부인하는 눈치다. 하지만 지난 4월 과다 주식 보유와 매매 논란에 휘말린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자진사퇴한 바 있다. 당시 야권은 부부합산 35억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한 이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부각하며 "문재인 정권 인사 참사의 점입가경이요, 화룡점정"이라며 "청문회에 선 위선진보, 가짜정의 세력, 남의 사다리 걷어차는 강남좌파의 모습을 국민들이 얼마나 더 봐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또 "이미선 후보자는 판사보다는 애널리스트가 더 어울린다"는 조롱을 퍼붓기도 했다.

"사회주의 무장봉기 외치더니 자본의 놀이터서 벌인 위험한 재주 '놀라워'"

오죽하면, '조국 사태'와 관련해 어떤 회계사 커뮤니티에 게시된 글, "무소유의 법정스님이라도 마음이 솔깃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며 대한민국 최고 정점의 권력에 있던 자의 이해관계의 상충이 없을 수 있을까?"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그러면서 "동종 업계에 있으면서 단 한번도 들어본 적 없다. 자본시장에서 돌아다니는 PE가 아니다. 사모펀드의 힘은 업계 네트워크에서 나온다. 물건 사는 일도 파는 일도. 이곳은 정상적인 곳이 아닌 거 같다"고 진단한다. 덧붙여 "투자이력을 보니 망해가는 회사 껍데기만 사서 시장에서 핫한 아이템으로 주사업을 바꿔치기 한다. 2차전지 같은… 이거 양아치들이나 하는 짓이다"며 "그리고 더 놀라운 점은 이 PE가 투자한 곳이 대부분 정부지원자금을 받는 사업쪽에 오리엔트되어 있다는 점이다"고 지적한다.

더 나아가 "이 모든 게 큰 시발점 같다. 아무래도 조국 본인의 자금을 융통하는 도관이었거나, 자기 주변 사람들을 한 데 모으는(금전적으로) 구심점 역할을 하는 곳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면서 "일반 국민들에겐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가자 이야기해놓고 본인은 이미 개천에서 나온 지 오래"라고 말한다. '사회주의 무장봉기를 외치던 자가 이제 그 누구보다 격렬히 자본의 놀이터 위에서 벌이는 위험한 재주'를 보는, 전문 회계사들조차 혀를 내두르는 모습이 선연하다.

그렇다. 일반 국민들이 전문가적인 밸류 평가를 하기 어렵다. 흠결없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듯 완전한 사람을 고르기는 불가능하다는 점도 잘 안다. 하지만 직을 수행하기에 적절한지 기본적 자질과 철저한 정책검증만은 원한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에서, 국민들은 국민의 뜻을 잘 반영해달라고 대통령을 선택하고 투표했다. 분배를 강조하고 약자와 빈자를 강조하는 ‘입’만큼은 국민 정서와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어도 그간의 행실에 의한 ‘의혹’만큼은 결코 충족시킬 수 없음을 잘 안다. 결코 아니면 말고식 흠집내기식 검증이어선 안된다는 것 너무 잘안다. 그럼에도 어차피 인사청문은 '아무리 맞으며 가도' 통과의례일 뿐이고, 대통령은 임명장을 수여하게 될 것임도 잘 안다.
 
문제는 국민의 눈높이고, 국민들은 못볼 것같아도 다 보고 있다는 것이다. 전해지는 의혹들이 잘 소명되고, 사과할 부분은 사과할 수 있으면 다행이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면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이미 국민 정서에 끼치는 악영향이 심대하다 아니할 수 없다. 이를 방치한다면 지명자인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실망으로 고스란히 돌아갈 수 있다. 정권이 거대한 것같아도 작은 구멍 하나로 무너진다는 것을 역대 정권에서 너무도 많이 보아오지 않았는가. '조국 사태'를 정권 존립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그래서 한쪽은 무슨 수를 써러라도 막아야 하고, 다른 한쪽에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뚫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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