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교수·연구진, 경제단체 등 결단 요구 성명…“골든타임 내 합의해야”

하재룡 선문대학교 교수를 포함한 68명의 충청권 교수·연구진들은 21일 충남도청 브리핑실에서 유성기업 노사문제의 평화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충청헤럴드 아산=안성원 기자] 충남지역의 대표적인 노사 갈등 사례인 유성기업 사태에 대해 종교계에 이어 지역사회가 갈등 해소를 위한 중재에 가세하고 있다.

지난 12일 도와 아산시가 유성기업 노사 양측에 조건 없는 집중교섭 참여를 촉구했음에도 의견차로 3대 종단이 중재한 협상 테이블이 성사되지 않자(본보 18일자 <충남지사·아산시장 염원 불구, 유성기업 교섭 ‘표류’>보도 등) 대학과 기업들까지 노사 양측의 통 큰 결단을 촉구하고 나선 것. 

하재룡 선문대학교 교수를 포함한 68명의 충청권 교수·연구진들은 21일 충남도청 브리핑실에서 9년째 이어지고 있는 유성기업 노사문제의 평화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주일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는 “이번에도 유성기업의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향후 기약 없는 장기간 노사분쟁으로 충청지역 노사관계 및 자동차부품업체들의 미래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얼마 남지 않는 골든타임 내 해결을 촉구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성기업 사태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지역사회와 종교계의 노력에 이제는 유성기업 노사가 진정성 있게 화답해야 한다”며 “노사는 대화의 창구에 조건 없이 참여, 얼마 남지 않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대승적 차원의 통 큰 결단을 내려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지역사회 및 종교계는 유성기업 노사문제를 종식하기 위해 집중교섭을 포함한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지원해야 한다”며 “충남도는 장기분쟁으로 근로자의 정신건강 회복을 위해 심리치유사업을 시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충남북부상공회의소(회장 한형기), 중소기업융합대전세종충남연합회(회장 조창현), 충청남도중소기업연합회(회장 신동현), 충남벤처협회(회장 박종복), 한국여성경제인협회세종충남지회(회장 김동복), 천안시기업인협의회(회장 문필해), 아산시기업인협의회(회장 홍원유) 등 경제단체 역시 유성기업의 원만한 노사갈등 해결을 위한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4차 산업혁명에서 촉발된 경영환경 변화 등의 어려움이 동시에 몰아치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은 1997년 IMF외환위기와 2007년 금융위기를 통해 깨달은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성기업의 노사는 9년간 지속된 개별기업의 갈등이 국가경제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갈등은 노사를 떠나 인간에게 상처를 주고 가족과 공동체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촉구했다.

또 “노사는 공멸보다 공존의 지혜를 모아 종교계 등 주위의 해결 노력을 수용해 달라. 지역경제단체도 노동단체와 함께 유성기업이 오랜 노사갈등의 아픔을 딛고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충남도와 아산시 및 3대 종단이 제안한 집중교섭(19일~23일)은 유성기업 노사 간 다른 주장으로 불발됐다.

도 관계자는 “현재 집중 교섭을 통한 사태 해결에 노사 간 이견이 커 교섭이 추진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자동차 부품업체인 유성기업은 지난 2011년 노조가 사측의 ‘주간 연속 2교대 합의 조항’ 불이행에 반발하면서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그러자 사측은 직장폐쇄로 맞서는 등 노사 갈등이 9년째 이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충청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