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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규의 시사칼럼] '조국 의혹'과 '수저계급론'의 덫
[강재규의 시사칼럼] '조국 의혹'과 '수저계급론'의 덫
  • 강재규 기자
  • 승인 2019.08.22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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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정서법과 실정법상의 차이가 엄연하고, 사실규명이라고 하는 절차가 남아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조 후보자에게 덧씌워졌던 가면이 하나하나 벗겨지는 것같아 조 후보자와 같은 '금수저'가 아닌 범부들에게는 일종의 대리만족이나 희열을 맛보는 경우도 있을 법하다. 본래 조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페르소나였고, 문 대통령과는 정치적 동업자관계에 있는 인물이다. 누구보다도 평등과 공정, 그리고 정의를 강조하던 정권였다는 점에서 '흙수저' 서민들의 상실감과 자괴감이 고조되는 것은 당연하다. 다른 한 편에서는 여야의 사활을 건 한판 승부가 웬만한 스릴러물보다 더 흥미진진하다.

조 후보자가 본래 특히 조 후보자 딸의 의학 논문 특혜성 논란은 국민들의 정서를 자극하는 '휘발성 큰' 사안이란 점에서 파장이 크다. 조 후보 딸은 한영외고 2학년 때 단국대 의대에서 2주 동안 인턴을 하고 의학 논문에 제1 저자로 등재된 데 이어, 3학년 때는 어머니와 대학 동문인 공주대 생명과학과 교수 지도로 국제조류학회 발표 논문에 제3 저자로 등재됐다. 조국 후보자는 즉각 '가짜뉴스'라고 완강하게 반박하면서 사실관계는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질책에 대해서는 더 달게 받겠다고 했다. 국민이 듣기에는 그말 자체도 오만으로 비췬다. 더 맞을테니 법무장관 임명의 '특혜'는 받도록 해달라는 소리같다.

학교법인 이사장의 아들이자 이사로서, 어느 야당 인사의 표현처럼 이른바 '강남 좌파'의 길을 착실히 걸으며, 축재(蓄財)해온 그가 그토록 가진자들을 핍박하면서 평등 공정 정의를 외칠때만해도, SNS를 통해 적폐청산을 이야기 할 때만해도, 잘 드러나지는 않았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당 대표 시절 당 혁신위원으로 정치권 깊숙히 뛰어들어 대학과 언론에서 써온 글을 보면서는 대리만족을 느껴온 국민들이 많았었다. 그랬던 그가 장관 후보자로 나서면서 인사검증의 칼날앞에 선 것은 어쩌면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의 가면은 벗겨질 일 없이 SNS로 세상을 호령할 뻔 했기 때문이다.

야권에서 인사청문회를 넘어 국정조사, 그것으로 안된다면 특검으로 가야 한다며 연기를 피우고 있는 것을 새겨봐야 할 것같다. 그에게 쏠리는 의혹이 열손가락으로 다 열거하기 어렵다는 야당의 주장을 곧이듣지 않더라도 너무나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언론보도로부터 시작된 조 후보자 딸 논문의혹 하나만 일단 보자. 제1 저자로 등재된 문제의 논문은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으로 무려 6년간 연구한 성과물이다. 전문적 연구 주제에 대한 의학 논문을 연구에 함께 참여했던 의대 해부학교실 소속 교수, 연구원 등을 제치고 외국어고 1학년 재학생이 제1저자로 등재됐다니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논문의 제1 저자가 되려면 연구 주제를 정하고 실험 대부분에 참여하는 등 논문 작성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조 후보자가 무작정, 아니면 상투적인 말로 '가짜뉴스'라 반박할 일은 아니다. 그에 대한 정확한 소명자료만 조 후보자는 챙겨놓으면 될 일 아닌가. 그런데 우선 드러난 것만으로도 정말 자다가도 소가 웃을 일이다. 인턴십 2주정도 경험한 고1 학생이 유명 학술지에 실리는 논문 제1저자라고 한다면, 그가 천재가 아니라면 외국 대학들이 모두 비웃을 일이다. 분명해보이는 것은 조 후보자의 딸이 한 학기 유급하자 후보자가 해당 지도교수를 만났고, 이후 내리 장학금을 받을 정도였다니 그리 천재성은 갖지 않았을 법하다. 더욱이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은 이미 연구기간이 종료된 연구사업에 1년뒤 참여한 것으로 하여 제1저자로 '숟가락 얹기' 식으로 등재했다는 것이고 보면, 고려대 입학전형과정에서 명백한 '위계에 의한 공무방해'일 공산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문제는, 그리고 이 의혹이 법적으로 구속력을 갖기 위해서는 조 후보 딸이 논문 등재 1년 뒤 대입 자기소개에 논문 등재 이력을 밝혔고 이 부분이 고려대 수시전형에 반영되었고, 이것이 합격으로 이어졌느냐 하는 점에 있다. 연구를 진행한 단국대 교수는 "해외 대학을 간다고 해 선의로 도왔다"고 했다. 교수들이 본인이나 지인의 미성년 자녀를 논문 저자로 끼워 넣는 것은 대입 수시전형을 노린 전형적인 입학 비리 수법이다. 소위 말하는 '신분세습용'으로 활용될 공산이 크다. 때문에 이 논문이 대입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

의혹이 확산되면서 인터넷 게시판에는 조 후보자 딸 특혜 논란에 배신감과 허탈감을 토로하는 젊은이들의 불만이 넘쳐난다고 한다. 젊은이들이 공분하는 것은 공정과 정의를 표방하면서 너무나도 공정하지 않은 경쟁이고 특혜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스펙을 못 쌓는 환경'을 가진 사람들의 분노가 높아간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조국 의혹 대응팀'을 만들어 맞대응한다는 전략으로 들린다. 이 말은 전선을 확대해간다는 뜻인데, 그렇게 되면 그 결과에 대해서는 정권의 정점인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 조국 사태가 정권과 직결된 문제라고 애초에 진단을 내린 이유이기도 하다. 자칫 문재인정부의 도덕성까지 해칠 엄중한 사안이다. 조국 후보자가 주창했던 '수저계급론'은 '금수저' 자신은 가면으로 가리운 채 '금수저'들을 할퀴기 위한 이론적 토대로 활용했을 법하다. 그 수저계급론의 덫에 자신이 걸릴 줄은 당시는 미처 몰랐을 것이니 그게 진보나 보수나 한계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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