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현장 “급식전자조달시스템 기준강화로는 역부족”…학교별 납품가·품질 '제각각' 지적

자료사진. [충청헤럴드 DB].

[충청헤럴드 대전=이경민 기자] 대전지역 학교급식의 안정적인 통합관리를 위해 학교급식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현 전자조달 방식은 학교별로 제각각인 납품가 및 품질을 개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8일 대전시와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학교급식 납품업체 입찰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유통공사)가 운영하는 eaT에서 대부분 이뤄진다. 공공기관 입찰 통합 시스템인 ‘나라장터’와 비슷한 개념이다.

앞서 지난 7월 유통공사는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 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주 취급품목 사전승인제도’(이하 사전승인제도)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사전승인제도’는 식재료 공급업체가 학교급식에 납품하기 위해 적합한 보관시설(냉장·냉동시설)을 갖췄는지 사전 심사를 진행한 뒤, 이를 통과한 업체만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rgo Trade, 이하 eaT)의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eaT의 기준 강화에도 학교 현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eaT의 기준을 강화한다고 해도 일선 학교별로 입찰에 참가함에 따라 학교마다 납품 단가나 품질은 모두 다르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일정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는데 한계가 발생한다. 이번 사전승인제도만으로 납품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전시 모 고등학교의 A영양사는 <충청헤럴드>와의 통화에서 “자격미달 업체가 eaT의 조건을 일시적으로 충족해 입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 경우 학교 혼자만의 힘으로 불량업체를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시교육청 담당자 역시 “급식의 안전성 문제는 어느 한 곳에만 책임을 추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현실적인 한계를 언급하며 “입찰 플랫폼이 엄격한 기준으로 업체를 선정하고, 수요자인 학교는 끊임없는 관심과 모니터링을, 자치단체는 이 과정이 원활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까닭에 지역 교육계에서는 지원센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이미 대전지역의 급식 문제가 여러 차례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른 영향도 적지 않다.

고등학교 학부모 B씨는 “아이들 급식에 대해서는 늘 불안하다. 예산을 들여서라도 지원센터를 설립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기대하면서도 “하지만 지원센터 설립 이후에도 관리가 부실하면 이 또한 도루묵이 될까 두려운 마음도 든다”고 속내를 전했다.

한편, 올 초부터 추진 중인 지원센터는 시교육청이 설치 추친위원회를 조직해 협력체계 구축을 논의 중이다. 세부적인 역할이 나오진 않았지만 큰 틀에서 eaT가 거르지 못하는 업체를 통제하고 지역 식재료 품질 평준화 기능을 지역 식재료 품질 평준화 기능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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