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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규의 시사칼럼] '안건조정위' 마법에 걸린 '조국 청문회', 해법은
[강재규의 시사칼럼] '안건조정위' 마법에 걸린 '조국 청문회', 해법은
  • 강재규 본부장
  • 승인 2019.09.02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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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초나라의 상인이 창과 방패를 팔면서 창은 어떤 방패로도 막지 못하는 창이라 하고, 방패는 어떤 창으로도 뚫지 못하는 방패라 하여, 흔히 창과 방패, 곧 모순(矛盾)이란 말을 쓴다.

이처럼 앞뒤가 맞지 않은 말을 하는 경우, 또는 두 사실이 이치상 어긋나서 서로 맞지 않을때 모순이란 말을 쓰게 된다.

그런데 그 창과 방패를 무력화시키는 일, 불가능한 일만 같은 일이 지금 국회에서 벌어져 '기형의 청문회'로 흘러가고 있다. 그 기형은 마침내 2일 조국 후보자 스스로가 제 발로 민의의 전당 국회를 찾아 기자들을 불러모아 '셀프 해명'하는 자리로 흘러갔다.

결론적으로, 이른바 '안건조정위 신청' 카드의 마법으로 민주당은 조국 인사청문회를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카운트파트 자유한국당이 허를 찔리며 매우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인사청문회 최고의 카드는 이제까지는 '증인 채택'에 있었다. 증인을 불러놓고 호통치고 다독이는 것은 별개고, 이를 통해 후보자의 해명에 대한 진위를 캐갈 수 있고, 추후 형사소추로 압박하는 것도 가능하다. 증인을 당단히 옭아맬 수 있는 보루와도 같았다. 하지만 그 예리한 칼이 작동하지 못할 처지에 놓인 것도 바로 그 '안건조정위 신청'이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빚어졌다. 이 안건이 회부되면 위원장은 여야 숙려기간과 함께 최장 90일내에 조정과정을 거치게 된다. 민주당은 안건조정위가 민주3, 한국2, 바른미래1로 구성돼 결론이 나기 어렵다는 것을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를 전후해서 격한 여야 공방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었으나, 민주당이 원내 3당 간사 합의로 2, 3일 이틀간 열기로 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지난 29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측 간사가 전격적으로 들고 나온 비수 곧 '안건조정위 신청' 카드는 인사청문회를 위해 달려가던 모든 프로세싱을 멈춰세웠다. 야당에서는 핵심 증인이라고 몰아세운 조국 후보자 가족들에 대한 증인신청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는 이후 국회는 혼돈과 공방만이 난무했다. 한쪽에선 환호가, 다른 쪽에선 장탄식이 이어질 법하다. 종국에 과연 누구에게 더 유리하게 흘러갈까?

국회 인사청문회는 앞으로 더이상 국회의 전가의 보도는 아닐 처지다. 특단의 조치가 없는한. 애초에 국회 인사청문회 증인채택 안건에서 청문회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안건조정위 회부안건을 제출하는 것이 맞느냐 안맞느냐의 문제는 향후 많은 논란이 일 수 있다. 또 있어야 한다. 적어도 인사청문회에서는.

만약에 이것이 남용되기 시작하면, 여러가지 문제가 수반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가령 인사청문회 말고도, 국회에서 국정조사나 기타 청문회 등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말란 법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야말로 '하나 마나한' 국조나, 청문회가 되고 말 공산이 있다.

국회가 법을 만들며 제도를 바꿔가는 기구이니 제도의 허점을 보완할 방책이 마련될 것이겠지만, 지금같은 여야 격한 공방 속에 합의의 과정이 순탄치 못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라지만, 결국 어느 진영에 더 유리하고, 더 불리하게 흘러갈 것인지 예단할 수는 없다. 그 해법 역시 국회가 자기수정 과정을 통해 풀어가야 한다. 다만, 국회의 권능과 함께 그 기능을 마비시키다 시피하는 데 대해서는 두고 두고 역사에 남을 못된 선례가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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