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중앙지검 특수부, 중수부와 유사"… '통제 가능성' 시사 주목할 부분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장. [사진=강재규 기자]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장. [사진=강재규 기자]


■ 검찰 안팎 "윤석렬 검찰 임명 출범한지 얼마나 됐다고"... 패스트트랙 '공수처'로 무장


[충청헤럴드 국회=강재규 기자] '공수처 신설, 특수부 축소'.  6일 열린 조국 법무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직간접으로 드러나고 있는 조국 검찰개혁의 방향과 밑그림이 예견되고 있어 주목된다.

조국 후보자가 법무장관 후보자로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을 드나들면서 몇차례 검찰개혁 방향에 대한  자료를 밝힌 바 있으나 핵심을 건드리지는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인사청문회를 마친 오는 7일부터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가 가능하다. 대통령이 실제로 법무장관으로 임명하게 되면, 조국 후보자는 장관 취임과 함께 검찰개혁이라는 칼을 휘두르게 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을 두러싼 가족들과 인척들을 상대로 검찰 특수부의 수사 칼날을 받아야 하는 이율배반적인 상황에 놓이게 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과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이를 통제할 가능성을 시사해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이 의원은 최근 검찰 수사와 관련, "제왕적 검찰총장인 듯하다. 검찰이 정상을 찾아야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수사하는데 검찰총장 의사에 많이 주목한다. 마치 대검 중앙수사부가 부활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해 현 검찰의 조국 의혹 수사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그러자 조 후보자는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것 같다"고 호응하듯 말했다.

조 후보자는 그러면서 "지금까지 진행돼 온 (검찰개혁)과제를 마무리하고 물러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의지를 보였다.

조 후보자가 지난 8.9개각때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된데는 "문재인정부 국정 과제 중 하나가 검찰개혁, 법무부의 탈검찰화"란 말로 압축된다.

대검 중앙수사부는 1981년 설치돼 공직자 비리수사처 역할을 맡으며 청와대나 검찰총장의 하명 사건을 전담했다.

하지만 검찰총장이 직접 지휘하는 중수부 수사는 검찰이 권력의 편에 설 확률이 높고 수사 신뢰성도 떨어진다는 이유로 폐지 주장이 제기돼왔다. 그러다 박근혜 정부 당시 폐지됐다.

금태섭 의원도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하에서 검찰 특수통이 모두 주요 요직을 차지해 검찰의 균형이 무너졌다"며 "검찰 특수수사를 대폭 축소하는 것에 동의하느냐"고 물었고, 조 후보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도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대통령령에 위임함으로써 그 단계를 줄여나가는 식으로 설계돼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쪽에선 검찰 특수부 축소를 표적으로 하고 있음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그리고 다른 한 쪽에선 공수처 설치다.

야권의 반발도 거세다. 앞서 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한 이와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정 의장은 "검찰에 대해서 ‘내란’ 운운하고, 또 어제 총리가 예결위에서 한 말을 보면, 이 정권이 왜 공수처법을 지난번 패스트트랙에 그렇게 정말 억지로 올려놨는지, 공수처에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가 이번에 그대로 나타났다고 본다"며 "대한민국 검찰 그리고 법원, 경찰을 완전히 자신들의 수족으로 삼겠다고 하는 의도가 이번에 다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들을 종합해볼 때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가 무수한 의혹 속에서도 자신의 거취를 밝히는 대신, 검찰 개혁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배경에 패스트트랙을 통한 공수처 설치, 그리고 이를 통한 검찰 특수부 기능 축소와 검찰 수뇌부 통제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결국, 조국 검찰개혁론의 키워드는 '공수처 신설, 특수부 축소'로 압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조직은 대단히 사랑하지만, 사람엔 충성하지 않는다"는 '국민검사' 윤석열 호의 검찰이 향후 정권과의 대충돌도 완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조만간 벌어질 수 있다.

검찰의 저항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검찰 안팎에서는 "윤석렬 검찰 임명 출범한지 얼마나 됐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조 후보자 서울대 법대 동기 현직검사의 검찰내부통신망 글이 카카오톡 단체방 등 SNS를 통해 전해졌다. 조국 후보자의 대학 동기이자 가장 오래 전부터 알아온 임무영 서울고검 형사부 검사는 전날 검찰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조국 후보자는 사퇴하고 수사를 받으라'는 글을 올리면서 실망감과 안타까움, 두려움을 솔직히 드러냈다.

내용은 사퇴촉구지만, 조국 검찰 개혁의 그림을 거부하는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임 검사는 "지금 대학가에서 어린 학생들까지 나서서 조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마당에 우리가 손 놓고 있으면 조 후보자가 '검찰은 자신의 임명을 반대하지 않는구나'하고 오해할까 두려워 이 글을 쓰게 됐다"며 "(임명 강행으로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에 취임하는 사실 자체가 수사팀에 대한 '묵시적' 협박"이라고 아예 공공연하게 조국 검찰 개혁 거부의사를 밝혔다.

현재 조국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면서, 집권 여당이나 정부 관계자, 그 주변의 인사들이 잇따라 윤석열 검찰을 정면 비판하는 이면에서 노리는 것은 명확하다. 사법개혁에 저항하는 세력을 적페로 몰면서란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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