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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인사청문 파동, 그 후] 한국 사회, 어디로 가는가
[조국 인사청문 파동, 그 후] 한국 사회, 어디로 가는가
  • 강재규 기자
  • 승인 2019.09.07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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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여야 공히 후폭풍에 몸살... 권력 조기 균열인가 vs 한국당 당내 갈등인가
조국 후보자 장관 임명 반대 서울대 2차집회. [사진=ytn]
조국 후보자 장관 임명 반대 서울대 2차집회. [사진=ytn]
'조국 사태'는 8.9개각 발표 이래 꼭 한달동안 온 나라를 두 패로 쫙 갈라놓으며 대 혼란 속으로 내달았다. 오죽하면, 일본의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 쇼크도 '조국 사태'에 의해 소리도 없이 가라앉았을까. 이제 대통령의 숙고시간이 됐지만 그 혼돈은 제2라운드를 맞을 기세다. '조국 사태' 전후의 한국 사회를 진단한다. <편집자주>

 

현 문재인 대통령이 있기까지 사상적 이론적 토대를 열어주면서, 또 집권이후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아 국정의 한 축이자 문 대통령의 페르소나로서 2년여 함께해온 조국 후보자.  심하게 말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이고, 조국이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한 몸이다. 이처럼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치 공동체'로 불릴 만큼 그 상징성에서부터 한국 사회의 구조를 고스란히 배태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인사청문회가 한국 사회를 통째로 흔들어온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서울대, 고려대 학생들이 2차, 3차 촛불집회를 열면서 그를 비판하는데서 엿보이듯, 그는 '586엘리트 그룹의 리더'이자 '강남좌파 부패'의 민낯이라고 하는 두 얼굴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도덕적 흠결에서 자유롭지 못한 엘리트 사회혁명가의 두얼굴앞에 많은 국민이 분노했다. 특히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로부터의 지지를 철회당한 채 그는 도리어 개혁의 대상, 타도의 대상이 됐고, '강남 좌파 꼰대'의 한 사람일 뿐이라는 점이다.

■ 文 정부의 '상징 자본' 조국은 촛불 이후 한국 사회의 방향에 대한 물음의 시작

언뜻 보기에는, 여야가 이념과 진영의 대결 양상으로 치닫는것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실상은 그의 상징성으로 봐야 한다. 그만큼 그의 상징성이 크다는 점이다. 조국은 현 정부의 대표적 셀럽이기도 하지만,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외친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인물로 의심의 여지없이 여겨져왔던 인물이다. 정치 컨설턴트 박성민 대표는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이 부상하고 집권하며 그간 누려온 배경이자 '상징 자본'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번 청문회 전후에 문 정부의 철학적 배경이자 상징 자본을 정면 부정하는, 이면의 위선과 부패, 부도덕이 줄줄이 드러나면서 촛불이래 다시 '이건 나라냐'라고 하는 비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조국 후보자 [사진=강재규 기자]
조국 후보자 [사진=강재규 기자]

다른 한 면에서는 기득권 싸움의 상징으로 보기 시작한 축도 있다. 이 때문에 그를 장관으로 임명해서는 안된다는 진영과 세대가 확산됐다. 사회주의 혁명을 꿈꿨던 청년의 DNA가 살아숨쉬며 우리 사회 정의를 외칠 때 많은 젊은 청년들이 환호했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묻기 시작했다.

'과거 조국'과 '지금 조국'은 무언가. 그의 각종 행적과는 너무도 상반된 이중인격적, 위선적 행동에 청년들이 분노했다. 광화문에 나온 한 청년은 "저는 조국같은 아버지가 없습니다"는 자조를 털어놓기도 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철회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그의 몰락은 진보 진영과 기득권의 패퇴로 이어진다는 위기의식이 작동하면서 그의 낙마를 막아야 한다고 여당은 물론 친여권 인사들까지, 소위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지지세력까지 들개처럼 달려들어 '조국 구하기'에 매몰되는 현상도 목도되고 있다.

■ 대통령 숙고의 시간 지난 뒤 진짜 혼돈 시작되나

어쨌든, '조국 내전'으로 불리워 치열한 여야 공방을 벌였던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지나갔다. 7일을 기해 적어도 법적으로는, 대통령이 조국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할 수 있는 '대통령의 시간'이다. 대통령의 숙고를 거쳐 결단만 남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동남아 3국 순방길로부터 귀국 직후 조국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과정을 지켜보며 여론 동향도 살폈다. 그 사이 인사청문회 막판,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조 후보자 주변에 대하여 강도높은 수사를 벌여온 검찰이 전격적으로 조 후보자 부인 정경심 씨에 대해 불구속기소를 단행한 것이 변수로 떠오를 듯 했으나 시한에 쫓긴 인사청문회는 그대로 종료됐다.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 [사진=강재규 기자]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 [사진=강재규 기자]

청와대 분위기 역시 '큰 한 방은 없었다' '무난했다' '선방했다'는 반응이 기조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늦어도 내주 월요일인 9일께 공식 임명절차를 마치고 화요일 국무회의에 조 후보자를 앉힌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관 임명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조국 사태'는 이것으로 다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조국사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여야 모두에게 지금부터 경우에 따라서는 정국 전반을 흔들, 어머어마한 후폭풍이 몰아칠 수 있다. 검찰의 수사는 비록 '조기에 의혹을 해소한다'는 목표아래 속도를 냈다고는 해도 여전히 초기단계에 불과하고,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소환을 남기고 있어 여전히 '돌풍의 핵'으로 잠재된 상태다. 언제 어떻게 위몰아칠 지 모른다.

무엇보다도 이번 조국 인사청문회는 그간 제기됐던 10여가지 의혹들에 대해 확실한 의혹 해소없이 종료된 점이 여야 모두에게 후폭풍으로 작용할 원인이 될 것이란 점이다. '맹탕 청문회'란 비난처럼, 기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재탕에 후보자의 '모르쇠'가 주류였던 것.

이렇게 청문회를 마치자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당내 반발 속에서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밀어붙여 6일 하루만 여는데 동의한 것이 결국, 결정적인 '한 방'을 내지 못하면서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으로 돌아오는 상황이다. 한국당이 요구한 핵심증인뿐 아니라 전날 여야가 합의한 증인 11명 중 1명만 참석했을 뿐 아니라, 청문위원들이 조 후보자의 직접 개입 의혹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내놓지 못하면서 지리멸렬한 공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 야 지도부를 향한 비판 거세

이에따라 한국당 홈페이지는 청문회 시간이 흐를 수록 거의 마비되다시피할 정도로 무수한 게시글과 댓글이 달리면서 지도부를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한 방' 없는 '맹탕청문회'를 왜 해서 장관 빌미를 주었느냐는 식이다.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게시글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게시글

당 안팎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맹탕인 야당이 맹탕 면죄부 청문회를 열어줬다"며 "참 기분이 더러운 하루다"고 혹평했다. 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들 이미 올라간 닭이 내려올 리 있냐"고 꼬집기도 했다.

차명진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의원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며 "한국당이 핵심 증인을 뺀 딱 하루짜리 청문회를 받았을 때 '그래도 뭐가 있겠지' 했지만, 직접적인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하지 않고, 또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시 한국당은 강경 투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원내투쟁뿐 아니라 장외투쟁을 통해 조 후보자의 자진 사퇴 또는 지명 철회를 더욱 강력히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원내 투쟁 강도를 높여 조국에 대한 '장관 불신임안'을 비롯해 국정조사나 특검추징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여러 형태로 변형되어 진행될 수도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청문회 실시 전에 이미 예고했듯 '중대결심을 할 수 있다'는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 민생 실종에 국회 파행 현실화하나

이렇게 되면, 문만 간신히 연 9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의 파행도 불을 보듯 뻔하다. 온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던 '조국 정국'의 후폭풍은 더 거세질 공산이 크다. 그에 따른 각종 민생입법과 개혁논의는 물건너가게 되고, 청와대의 국정 기조도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충청헤럴드DB]

검찰 수사 상황에 따라서는, 부인과 딸 등 온 가족은 물론 어느 순간 자신에게로 비수가 날아들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되면 검찰과 사법개혁의 적임자로 자처하던 조국 후보자 자신도 제척사유가 있는 위치에서는 제대로된 검찰개혁이 수행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윤석렬 호의 검찰이 '사람에 충성'하지 않을 것으로보아 검찰개혁 과정에서 권력과 검찰이 충돌하는 검찰권력발(發) 광풍이 휘몰아칠 공산도 완전배제할 수는 없다.

촛불혁명의 위임자를 자처했던 문 대통령에 대한 도덕성은 크게 훼손되는 것이고, 모든 비난은 이제 조국 후보자를 떠나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게 된다. 지지철회가 가속화한다는 것은 레임덕의 조기화를 말한다. 이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한 집권세력의 반동도 그만큼 거세질 것이다. 그럴 수록, 민생은 없고 정쟁만 난무한다.

■ 조국 장관 임명 계기 집권 세력의 반동이 가능하려면

그런데 만약에, 모든 가정을 더해, 조국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 조국 측이 장관 임명 이후에 완전히 해소하고, 자신이 '자청 기자간담회'는 물론 인사청문회 자리서 '많이 흠결있지만 더 성찰하겠다'고 수도 없이 머리를 숙였던 것처럼 성찰과 개혁을 완수하는 모습을 보여간다면 어떨까?

조국 인사청문회로 대통령 국정지지율에서 눈에드러날만큼 추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이, 후반기 진보진영의 지지를 한 몸에 받으며 대권구도를 크게 흔들 에너지를 함축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미 밀레니얼세대들이 등을 지기 시작했고, 서울대 고려대 학생들로부터 '조국 STOP'이란 탄핵을 당한 조국 후보자를 앞세워 현 집권 세력의 '장기 집권화 플랜'이 구체화될 계기를 마련하는 셈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싸움은 이념과 진영의 싸움이 아닌, 기득권대 기득권의 싸움일 수 밖에 없다.  이것이 한국 사회 최악의 시나리오라 누가 부인하겠는가. 조국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한국 사회를 여전히 흔들 공산이 다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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