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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중심의 교육
의미중심의 교육
  • 이은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9.11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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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학 칼럼니스트, 전)대전교육정보원장

프로이센 하면 떠오르는 인물로 독일을 하나로 만들어 강력한 통일 국가를 만든 '철의 재상', '철혈 재상'이라고 불리던 오토 폰 비스마르크(Otto von Bismarck)가 있다. 
비스마르크는 친구와 함께 사냥을 나갔다. 사냥 도중 친구가 발을 헛디뎌 늪에 빠지고 말았다. 늪에 빠진 친구는 나오려고 발버둥 치고, 안간힘을 쓰면 쓸수록 점점 깊게 빠져 들어갔고 비스마르크가 가지고 있던 총을 재빨리 친구에게 뻗어 내밀었지만, 친구의 손에 닿지 않았다. 거의 죽음을 앞둔 상태에서 친구는 더 이상 몸부림치지 않았고 포기하는 상황이었다. 비스마르크는 “자네는 이왕 죽어가는 사람이네, 내가 내려가 구하지도 못하니 수렁에 빠져 죽으나 총에 맞아 죽으나 죽는 것은 매한가지 아니겠나? 내가 볼 때는 차라리 총에 맞아 죽는 게 낫네.”하면서 친구에게 총을 겨누었다. 친구는 “어떻게 친구 간에 그럴 수 있는가?”라며 죽을힘을 다해 다시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그러던 안간힘을 쓰던 도중 친구는 돌부리 하나를 잡고 늪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비스마르크에게 복수하겠다며 달려들었다. “내가 총부리를 자네에게 겨누지 않았다면 자네는 이미 수렁 속에 빠져서 시체도 못 찾았을 걸세. 나는 자네에게 총을 겨눈 것이 아니라 자네의 나약한 마음에 총을 겨눈 것이네.”라는 비스마르크의 말에 친구는 고마움의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가 있다. 비스마르크는 위기 속에서 냉정함을 잃지 않았고 생각지도 못한 지혜를 만들어 ‘사람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교훈을 남긴다. 비스마르크는 친구에게 정신을 한 곳으로 하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성취할 수 있음(精神一到何事不成)을 깨닫게 한 것이다.

필자가 현직에 있을 때, 꿈․도전․행복이란 주제로 5, 6학년 대상으로 특강 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5학년 교실에 들어가 넓이, 부피 등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더니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지만, 학원에서 미리 배워 알고 있단다. 선행학습?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 학교 수업에 집중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알고 있는 것을 또 배우니 얼마나 지겨울까? 수업 시간이 지루할 수밖에 없다. 제발 학원이 학교 교육보다 앞서가지 않았으면 한다.

선행학습 때문에 모든 학습의 기본이 되는 사고력이 죽어가고 있다.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많이 궁리하는 학생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창의력을 신장 시켜주는 교육이다. 학교 주변을 보면 수많은 학원이 눈에 띈다. 영어, 수학 학원은 많아도 정신과 관련된 학원은 찾아볼 수 없다. 아무리 시설이 좋은 학원도, 족집게 명강사도, 올바른 정신 상태를 가지고 있을 때 도움이 되는 것이지 정신이 죽어 있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많은 교육학자들은 창의력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답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기다리는 인내, 양보다는 질, 허용적인 분위기 조성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기다림에 익숙하지 못한 성급한 부모를 보자. 자녀에게 자기가 묻고 자녀가 생각할 수 있는 시간 그러니까 잠시의 기다림을 참지 못하고 자기가 답을 하곤 한다. 기다림에 궁색하다. 우리들은 일반적으로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에서 벗어나 잡는 방법을 스스로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이제는 더 발전하여 잡는 방법에서 벗어나 ‘왜 잡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아는 의미 중심의 교육으로 변하고 발전해야 한다. 그 의미를 아는 것이, 창의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 학원도 변해야 한다. 시대에 맞게 변화를 선도하는 학원은 살아남고 뒤따라가는 학원은 도태되게 되어 있다.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개별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일제식, 주입식과 같은 강의 중심의 학원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요즘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영어, 수학 점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정신 상태를 갖게 하는 것이다. 정신이 깨어 있으면 부모가 잔소리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하게 되어 있다. 아이가 할 일을 아이 스스로 해나갈 수 있도록 그 환경을 만들어 주는 부모가 지혜롭고 현명한 부모다. 본인 스스로 찾아서 하는 것은 재미가 있지만, 남이 시켜서 하는 것은 일단 거부감이 생기며 재미가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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