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의료진·경찰·운수종사자 등 “힘들지만 보람돼”

[충청헤럴드 대전=박성원 기자] 명절이 되면 직장인들은 모처럼 쉴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시골에 내려가서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나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추억을 쌓기도 한다.

하지만 명절에 쉬는 것이 모든 직장인에게 해당되지는 않는다. 고향을 찾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연휴를 반납한 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임무를 다하는 이들을 찾았다.

대전시 119종합상황실에 근무하는 길은경 주임.
대전시 119종합상황실에 근무하는 길은경 주임.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며 명절을 보내는 것이 이제는 더 익숙합니다”

길은경 주임은 대전시 119종합상황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일한지도 24년이 됐다.

길 주임은 올해 추석 연휴도 가족과 함께 하는 대신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뿐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안전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기꺼이 연휴를 포기했다.

길 주임은 “소방공무원은 추석 명절에 더 바쁘게 움직입니다.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며 추석을 준비하고 보내는 것이 이제는 더 익숙하고 보람된다”고 말했다.

그는 “명절 때마다 음식도 같이 준비하고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시골에 계신 부모님, 형님 내외분께는 정말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명절 연휴가 끝나면 바로 찾아 뵐 예정”이라고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대전소방은 시민들이 편안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시민 여러분께서는 불편사항이 있을시 언제든지 119로 신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전선병원에서 일하는 윤이나 간호사(좌측)와 이근아 간호사(우측).
대전선병원에서 일하는 윤이나 간호사(좌측)와 이근아 간호사(우측).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진들도 명절 연휴와는 인연이 없다.

대전선병원에서 일하는 윤이나 간호사는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이기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며 “근무하다 보면 환자분들이 따뜻한 응원의 말을 건네주실 때가 있다. 그럴 때 마음이 참 위로가 되고 간호사로서 일하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 간호사는 명절에 함께하지 못한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며 “시민들께서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저희를 찾아주시고 여러분의 곁에 항상 저희 간호사들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아달라”고 힘줘 말했다.

고향을 떠나 대전선병원 중환자실에 취직한 이근아 간호사. 명절 때만 되면 가족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더욱 크다.

이 간호사는 “간호사라는 직업 특성상 매번 휴일에 맞춰 쉬지는 못하지만, 마찬가지로 가족과 연휴를 함께 보내지 못하시는 환자들 곁을 든든히 지키며 다음번에는 가족들과 따뜻하게 보내시길 바라는 마음에 더욱 열정을 갖고 보람을 느끼며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환자실에 계시는 대부분의 환자가 전적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기도 하고 면회 시간 외에 뵐 수 없어 많이 걱정되고 마음이 쓰이리라 생각된다”며 “중환자실 의료진 가족들은 늘 환자분들을 정말 내 가족처럼 살피며 곁을 지키고 있다. 함께하지 못하는 추석이지만 환자분들께서 하루빨리 쾌유하셔서 다음 연휴는 함께 따뜻하게 보내실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공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명절에 쉴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경찰, 버스 및 기차역을 비롯한 대중교통 분야도 명절을 제대로 보낼 수가 없다.

긴 추석 연휴에 빈자리를 채우는 이들이 있기에 올해도 시민들은 풍성한 한가위를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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