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이성주 교수 연구팀, 앱 시제품 제작 생산성 200배 향상 기술 개발
시중 앱 기능 활용 가능... 1만 줄 코드 분량 50줄로 구현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이 구현된 개발자 도구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이 구현된 개발자 도구

[충청헤럴드 대전=이경민 기자] 스마트폰 앱 개발 시 필수로 거치는 시제품 제작과정을 대폭 축소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앞으로 앱 개발 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전망이다.

KAIST 전산학부 이성주 교수 연구팀은 스마트폰 앱 시제품 제작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여 생산성을 200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김동휘, 박수영 박사과정, 고지훈 석사과정, 미국 버팔로 대학 스티브 고(Steve Ko)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사용자 인터페이스 분야 국제학회 ACM UIST에서 10월 21일 발표됐다.(논문명 : X-Droid: A Quick and Easy Android Prototyping Framework with a Single-App Illusion)

연구팀에 따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도출된 뒤 스마트폰 앱으로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시간과 자원, 인력이 필요하다. 막상 앱을 만들어도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시장의 흐름을 놓쳐 상용화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게 발생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앱 개발자들은 정식으로 제품을 개발하기 전 작은 규모로 시제품을 먼저 개발해 시장성을 시험해보곤 한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시제품을 빠르고 정확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돈과 시간을 절약하는 것.

하지만 시제품이라도 하더라도 모든 기능에 대한 코딩은 직접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정식 제품 개발 못지않게 시간과 돈이 드는 것이 현실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바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팀은 이미 수백만 개에 달하는 스마트폰 앱들이 시장에 출시된 점에 착안해 새 앱 시제품을 만들 때, 이미 출시된 앱의 기능을 추출해 시제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앱 개발자는 시중에 출시된 앱 중 본인이 필요한 기능을 가져와 개발 중인 시제품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시제품 앱들을 다양하게 만들어 시험한 후, 가장 유용한 안을 선정해 정식으로 개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느 개발자가 스마트폰 사용자의 수면을 감지해 자동으로 알림을 끄는 기능의 시제품을 만든다. 우선 수면 상태를 추적하는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활용하면 시중에 있는 수면 분석 앱에서 해당 기능을 추출해 시제품 제작에 활용할 수 있다.

사실 시중의 앱에서 추출한 기능을 시제품 앱에 그대로 적용해 시장에 출시한다면 저작권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배포하지 않고 내부에서 시험하는 것만으로는 문제의 소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정식 개발의 실패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의 기술은 시중의 앱에서 필요한 기능이 있을 때, 그 앱을 시연하면 자동으로 개발자가 필요한 기능이 추출돼 프로그램 코드로 변환된다.

연구팀은 현직 스마트폰 앱 개발자와의실험을 통해 최소 1만 줄 이상의 프로그램 코드 작성이 필요한 개발 과정을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불과 50여 줄의 코드 작성으로도 시제품을 개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시제품 앱 개발에 필요한 프로그램 작성이 200배 가량 줄어든 것으로 기존의 스마트폰 앱들을 활용하고 기계가 자동으로 프로그램을 작성하도록 함으로써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다.

이성주 교수는 <충청헤럴드>와 인터뷰에서 “기존 다른 앱의 기능을 코드 없이도 구현할 수 있는 기술로 시연을 통한 프로그래밍 기술을 활용하고 또 다른 앱과의 상호작용이 모두 백그라운드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기술”이라며 “개발자가 실제로는 자신의 앱과 다른 앱을 동시에 다루지만 마치 한 개의 앱으로 작업하는 듯 한 효과가 있으며, 새 앱 기능을 손쉽고 빠르게 구현해 더 많은 앱 출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차세대정보컴퓨팅기술개발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국제공동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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