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몇 방물로 전기 만드는 기술 개발
김일두 교수 연구팀 성과, IoT 및 웨어러블 분야 활용 기대

식물의 증산 과정을 통해 수분이 순환하는 원리를 모사하여, 수분의 순환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발전기
식물의 증산 과정을 통해 수분이 순환하는 원리를 모사하여, 수분의 순환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발전기

[충청헤럴드 대전=이경민 기자] 카이스트가 17일 소량의 물 또는 대기 중의 수분으로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친환경 발전기를 개발해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 기기 등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0.15ml 가량의 소량의 물이나 대기 중의 수분을 자발적으로 흡수하는 조해성 물질을 활용해 전기를 생성하는 친환경 발전기를 개발했다.

배재형 박사과정과 윤태광 박사후연구원이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권위적인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11월 26일 자와 환경 분야의 권위지 ‘에너지 및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12월 호에 게재됐으며, 관련 원천특허를 확보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전도성 탄소 나노 입자가 코팅된 면(cotton)섬유 표면에 소량의 물을 떨어뜨리면 젖은 영역과 마른 영역으로 나뉘게 되면서 작은 양의 전기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개발 이전에도 습기나 증발을 활용해 전기를 생성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기존 실험의 경우 전도성 탄소 사노 입자를 코팅하지 않아 섬유 표면에 수분을 가해도 전류가 생성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김 교수 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물이 완전히 증발하기 전까지 수소 이온이 천천히 이동하며 약 1시간 동안 발전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하지만 물이 완전히 증발하게 되면 전기 발생이 멈추게 된다.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물을 떨어뜨려야 하는 실용성 측면에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발전 시간을 늘리기 위해 대기 중의 물을 스스로 흡수한 후 천천히 방출하는 조해성 물질 중 하나인 염화칼슘(CaCl2)에 주목했다.

조해성 물질은 공기 중에 있는 수분을 흡수하여 스스로 녹는 현상을 가진 물질로, 염화칼슘을 공기 중에 놓아두면 수분을 흡수하면서 녹아버린다. 이러한 성질을 조해성이라 한다.

탄소 입자가 코팅된 면섬유의 한쪽 면에 염화칼슘을 묻혔더니, 습도 20% 이상에서는 자발적인 수분 흡착으로 전력이 지속해서 유지되는 결과를 얻었다.

이렇게 개발한 자가발전기 6개를 직렬로 연결해 전압 4.2V, 에너지 밀도 22.4mWh/cm3를 얻어 LED 전구(20mW)의 불을 켜는 데 성공했다.

태양광, 풍력 발전 등 친환경 발전기들이 외부의 환경적인 요소에 제약을 많이 받는 것에 비해 연구팀이 개발한 발전기는 20∼80% 습도 구간에서는 외부에서 물을 공급해 주지 않더라도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어 다양한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기기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움직이기만 해도 생기는 땀이나 대기 중 흩날리다 사라지는 수분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없을까? 라는 의문에서 연구를 시작했다"라며, "조해성 염이 포함된 자가발전기는 일반 대기 환경에서 2주 이상 발전하는 성능을 보임을 확인했고, 사물인터넷용 지속 전력 공급원 또는 자가 발전기 크기 증대를 통해 이차전지를 충전하는 용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2018년 10월부터 수행됐고, 김 교수는 향후 삼성전자와 협업해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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