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후아유] 100여 명 회원으로 구성…바이럴마케팅, 성공사례 공유하며 자생력 키워

대전 지역 일부 소상공인들이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상생’으로 시너지를 높여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대전 지역 일부 소상공인들이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상생’으로 시너지를 높여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충청헤럴드 대전=이경민 기자] “불황만 탓한다고 없던 손님이 느나요? 행동하는 것만이 살 길이죠.”

<충청헤럴드>와의 만난 대전지역 소상공인 커뮤니티 ‘스무고개’의 신환수 회장(바다황제 대표)의 첫 마디다. ‘스무고개’는 몇 년간 지속되는 경기침체 속에서 ‘상생’으로 시너지를 높여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서 소상공인의 ‘탈출구’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자영업 폐업률이 11%로 2005년 통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이후 ‘자영업자의 위기’에 대한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지만, ‘가족경영’이나 ‘브레이크타임 확보’, ‘바이럴마케팅’ 등 나름의 방식으로 소상공인들이 돌파구를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스무고개 역시 자영업자에게 불리한 현실에서 ‘SNS 마케팅’과 ‘협업’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실제로 ‘스무고개’라는 이름은 ‘마트폰으로 엇이든 민하지 말고 운하게 배워 봅시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지난 2016년 1월 신환수 대표를 비롯한 외식업체와 휴대폰 유통업체 점주 등 4명의 점주가 ‘돈 안들이고 홍보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블로그와 SNS 사용방법을 함께 공부하면서 모임은 시작된다. 

“블로그와 SNS 마케팅을 통틀어 바이럴마케팅이라고 하는데, 배우면 배울수록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이럴 마케팅이 효과가 있으려면 주변과 더 많은 소통을 하는 게 중요하겠더라고요.”

바이럴마케팅이 어느 정도 손에 익자 신 대표와 회원들은 본격적으로 주변의 자영업자들을 찾아 회원을 모으기 시작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던가. 모임에 대한 긴 소개보다 회원들이 직접 지인들의 매장과 상품을 자신의 블로그나 SNS에 포스팅한 후 ‘댓글’이나 ‘좋아요’ 등의 반응을 보여주자 스무고개에 대한 호감도는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회원 수가 늘면서 모임 안에서 공유되는 정보도 풍성해졌다. SNS 팔로우 수 확보 노하우, 포스팅 사진 잘 찍는 방법, 장사 잘되는 노하우 등 회원 저마다 보유한 특기를 거리낌 없이 공유했고 어려운 시기임에도 ‘상생’을 이뤄갈 수 있었다.   

그렇게 모아진 회원이 2017년에는 80여 명까지 되더니 지난해에는 100명을 돌파, 현재는 120 여명의 회원이 활동하면서 지역 자영업자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다.

모임의 규모가 커지다보니 마케팅이나 홍보의 파급력도 커졌다. 최근 진행하고 있는 ‘멤버십 카드’ 제도는 스무고개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2016년 1월 신환수 대표를 비롯한 4명의 점주가 ‘돈 안들이고 홍보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블로그와 SNS 사용방법을 함께 공부하면서 모임은 시작됐다.
2016년 1월 신환수 대표를 비롯한 4명의 점주가 ‘돈 안들이고 홍보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블로그와 SNS 사용방법을 함께 공부하면서 모임은 시작됐다. 신환수 대표.

‘A’라는 회원이 자신의 매장에서 일부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멤버십카드를 카카오 단체방에 공유하면, 적게는 수 십 명에서 많게는 100여 명의 회원들이 자신의 지인들에게 A회원의 멤버십 카드를 증정한다. A회원의 점포는 단골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을 뿐만 아니라, 홍보의 효과도 보게 된다.

신 대표는 “이 같은 협업을 통해 매출 상승까지 이어진 회원 점포가 꽤 많다”며 “같은 뜻과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모임의 횟수가 더해질수록 깊이 있게 바이럴마케팅을 배우고 싶다는 요구도 늘었다. 얼마 전에는 경제통상진흥원에서 SNS 전문강사로 활동하는 신영균 씨를 초청해 한 달에 한 번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 강사는 “지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 자영업자들이 어딘가에 투자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런 가운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바이럴마케팅을 함께 배우고 활용하는 스무고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커뮤니티”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국적으로 순수하게 바이럴마케팅을 하기 위해 이렇게 똘똘 뭉친 대규모 커뮤니티는 전국에서 스무고개가 유일무이하다”며 “이 같은 우수 사례가 적극적으로 공유돼 제 2의, 제3의 스무고개나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소상공인들이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 마련이 시급하다. 대전경제통상진흥원에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SNS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학생 간 소통이나, 기관과 학생 간 소통 등 지속성 있는 교육은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일부 참여자들의 의견이다.

신환수 대표는 “스무고개 같은 모임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등 소상공인들이 공부하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토로하며, “정부나 시에서 자영업자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정책을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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