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눈사태 교직원 실종사고 후 무사귀환 애도 불구, 부정적 여론 ‘악화일로’
부실한 관리, 부적절한 세금 지원 반감…온라인 기사 ‘악성댓글’ 잇따라

히말라야에서 실종된 교직원과 관련해, 당초 애도와 무사귀환을 바라던 여론이 부실한 행정 당국의 관리와 외유성 일정이 드러나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에 설치된 사고상황대책본부 모습.

[충청헤럴드 내포=안성원 기자] 충남도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이 네팔 안나푸르나 눈사태로 실종된 가운데, 이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여론과 별개로 부정적인 기류가 퍼져나가고 있다.

교육청의 해외교육봉사 프로그램에 대한 부실한 관리와 ‘외유성’으로 보이는 일정 때문이다.

21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2012년부터 8년째 이어오고 있는 해외교육봉사단은 초·중등 교원 10여명으로 조를 편성해 네팔과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을 대상으로 운영돼 왔다.

주로 한국의 전통놀이를 가르치거나 현지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과학실험 등의 교육활동을 실시한다. 더불어 학용품 및 의약품 기부나 학교설립에 참여하는 사례도 있다. 이런 부분에서 현지의 만족도가 높다는 게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올해 1월의 경우 3개 조 39명이 네팔 봉사에 참여했다. 1조는 14명(7일~22일), 2조는 14명(6일~19일), 3조는 11명(13일~25일)씩 편성됐다. 3조가 이번 사고를 겪으면서 1조, 3조는 조기 복귀했다.

연수비용 중 80%를 도교육청이 지원한다. 전체 일정의 50% 이상을 봉사활동에 반영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이번 네팔 봉사단이 여행사에 지급한 금액은 1인당 240만 원이었다. 

하지만 봉사단의 활동비용의 상당수를 도교육청이 지원하고 있음에도, 트레킹·자연환경 관찰 등 외유성 일정의 비중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시선이 곱지 않다. 

실제로 이번 사고가 발생한 3조의 일정을 보면, 총 13일 가운데 입·출국 과정을 제외한 9일 중 안나푸르나 트레킹이 절반을 넘는 5일을 차지한다.

특히, 봉사단의 활동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지에 대한 관리·감독도 부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고 발생 직후인 18일, 도교육청은 “17일 시누와(2340m)를 출발해 데우랄리(3230m)까지 가다 기상 악화로 돌아오다 눈사태가 발생했다”며 “교사들은 카트만두 지역 초·중학교 공부방 등에서 봉사활동 중이었으며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금요일과 주말을 이용해 인근 지역 트레킹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9일 뒤늦게 확인된 내용은 사실과 달랐다. 사고시점은 17일이 아닌 16일이었고, 일행들은 이미 데우랄리 롯지에 도착해 하룻밤을 묵은 뒤 기상 악화로 하산하던 중 눈사태를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장소도 해발 2920m의 히말라야 롯지보다 아래라고 했지만 이보다 약 300m가 높은 데우랄리와 히말라야 롯지 사이였다. 

계획대로 50% 이상 봉사활동을 실시했는지 사후 평가가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지난 8년간 해외교육봉사 활동과 관련해 도교육청이 관련 예산에 대한 환수 및 제재 조치를 위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허점에 도교육청은 현지 통신 사정이 나쁜 상황에서 시급하게 내용을 파악하다가 발생한 오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미 여론은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

21일 주한네팔대사관을 방문해 람 싱 타파 대리대사(오른쪽 가운데)에게 현지의 적극적인 구조 활동을 요청하는 김지철 충남교육감(왼쪽 가운데).

각종 온라인 기사에는 애도와 무사귀환을 바라는 글 대신 혈세를 들인 외유성 연수라는 지적과 도교육청의 부실한 관리를 비난하는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날씨가 워낙 급변하는 지역이다 보니 상황에 따라 일정이 많이 변경된다. 그래서 사후에 평가회 등을 통해 점검하는 방식”이라며 “일정에 트레킹이 많은 건 교통여건이 좋지 않은 오지 지역을 이동할 때 트레킹 코스를 이용하는 것이 불가피한 현지 조건도 작용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이날 주한네팔대사관을 방문해 람 싱 타파 대리대사에게 현지의 적극적인 구조 활동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김 교육감은 2015년 네팔 지진 이후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들이 학교와 강당 등을 지어준 사례를 언급하며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고, 람 싱 타파 네팔 대리대사는 올해가 네팔방문의 해임을 밝히고 국가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김 교육감은 주한네팔대사관에 이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를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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