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유성갑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
현직 판사 출마에 사법계 정치화 논란도

 

장동혁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가 23일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장동혁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오른쪽)가 23일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에서 유성갑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충청헤럴드 대전=이경민 기자] 5·18 희생자들의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건을 맡고 있던 장동혁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가 21대 총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유성갑에 출마한다.

23일 장 전 판사는 자유한국당 대전시당 회의실에서 유성갑 출마 의사를 밝히며, “나라의 원칙이 흔들리고 무너지고 있다. 원칙을 바로 세우고 되돌려놓기 위해 정치를 결심했다”고 정치계 입문의 계기를 밝혔다.

이어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와 원칙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유한국당에서 정치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며 “정치는 두꺼운 철판을 지속적으로 뚫는 과정만큼이나 쉽지 않은 길이지만 묵묵히 걸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유성갑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유성에서 15년 가까이 살고 있는데 젊은 인구의 유입으로 교육에 대한 열의 크다”며 “그동안 교육부에서 경험했던 것들 바탕으로 유성에서 할 일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전 판사는 법조계 입문 전 행정고시에 합격해 교육부에서 7년간 근무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같은 유성갑 출마가 유력 시 됐던 박성효 전 대전시장의 불출마 선언에 대한 소감을 묻자 “정치 후배들을 위해 큰 결단을 내려주신 것에 경의를 표한다”며 “앞으로 한국당의 여러 의원들에게 마음을 열어 조언을 구하며 찾아다닐 것”이라고 답했다.

현직 판사들의 정치 참여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법관 시절에 본분을 지키고 정치적 중립을 잘 지켜오다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론했다.

최근 사직 후 민주당에 입당한 현직판사들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장 전 판사는 “민주당에 입당한 판사님들도 법원이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정치에 참여했다고 생각한다”며 “판사로서 삶의 궤적이나 방향이 그 분들과 다르기에 한국당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이 정치 활동을 결심한 계기가 됐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전혀 영향을 미친 것이 없다“고 선을 그으며 ”구체적인 계기는 법관으로 국회에 2년 동안 파견나갔던 시절 현실 정치를 직접 보면서 정치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장 전 판사는 2018년 2월까지 2년 동안 국회판사로 근무한 바 있다. 국회 근무 시절 그의 고향인 충남에서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또 “사법 농단 사태를 거치면서 법원이 이미 정치화됐다. 판사들이 진보와 보수로 갈라져 판결과 사법 행정에서 정치색이 드러나고 있다”며 사법부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드러냈다.

그러면서 사법 개혁에 대해 “사법 본래의 기능과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개혁의 첫 출발점”이라 강조하면서 “한국당이 저와 잘 맞는 옷과 같기에 이곳에서 큰 목소리 낼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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