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동 일대 확진자 발표 후 인적 '뚝'
대흥동 지하상가 하루 동안 폐쇄 및 방역
은행동 으능정이거리 상인들 '울상'

22일 대흥동 지하상가 상인이 오후 2시 상가 폐쇄를 앞두고 가게문을 닫고 있다.
22일 오후 2시 중구 대흥동 지하상가의 한 상인이 상가 폐쇄를 위해 가게문을 닫고 있다.

[충청헤럴드 대전=이경민 기자] 대전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확진자의 이동 경로로 지목된 지역 주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23세 여성 확진자의 이동 경로가 파악된 곳은 총 17곳으로 주로 확진자의 친구가 거주하는 자양동 일대를 비롯해 은행동과 대흥동 지하상가 등이다. 

이날 오후 1시 50분 중구 대흥동 지하상가. 안내 방송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2시부터 상가 전체를 폐쇄하고 방역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상인들은 조속히 가게 문을 닫고 상가를 비어 달라”고 당부하는 방송이었다. 시는 23일 오전 10시까지 지하상가를 잠정 폐쇄할 예정이다.  

지하상가에서 악세서리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A씨는 급히 가게를 정리하며 셔터를 내리고 있었다.

A씨는 “첫 확진자 발생 소식을 아침에 들었다. 출근해 보니 지하상가가 확진자의 이동 경로라 폐쇄한다는 소식을 갑자기 접했다"며 "주말이 대목인데 큰일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옷가게 상인도 “코로나19 사태에도 대전에는 확진자가 없어 버틸 만했다. 그런데 확진자가 나오면서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대전 척 확진자 발표 후 확진자가 거주했다는 모 대학 근처 거리는 하루 만에 인적이 끊겼다.
대전시의 첫 확진자 발표 후 확진자가 거주했다는 모 대학 근처 거리는 하루 만에 인적이 끊겼다.

확진자가 주로 머물렀던 동구의 대학가 근처는 평소 같으면 새 학기 준비에 바쁜 학생들로 활기를 띄었지만 확진자 발표 당일 오후에는 행인 하나 찾기 힘들다.

자양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한다는 한 주민은 “확진자 발표 후 집을 보러오겠다는 사람들이 연락 두절되거나 일정을 미루는 등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새 학기를 앞두고 문의 전화가 쉴 틈 없이 걸려 와야 하는데 상황이 너무 바뀌었다”고 한숨지었다.

시는 확진자가 머물렀던 이 일대 원룸 촌과 방문했던 관공서와 상점을 21일 밤부터 모두 폐쇄하고 방역에 나섰다. 이 같은 사실이 지역 사회에 퍼지면서 불안감으로 동네를 찾는 방문객들도 뚝 끊긴 상태. 

슈퍼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지금도 지금이지만 앞으로 중국 유학생들이 대거 들어오면 그것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은행동 으느정이거리도 확진자의 이동경로에 포함됐다느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문객이 지난 주말 대비 반이 줄었다고 한다.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거리도 확진자의 이동 경로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문객이 지난 주말 대비 절반 가량 줄었다.

첫 확진자가 쇼핑을 위해 찾았다는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거리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 평소 주말 오후 같으면 약속한 친구들을 만나거나 주변 상점을 둘러보는 사람들로 북적였을 시간이었지만 마스크를 한 몇몇 행인들만이 발걸음을 재촉할 뿐이었다.

근처 신발가게 직원은 “지난 주와 비교해 매출이 절반이나 뚝 떨어졌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되기만을 기다릴 뿐 속수무책인 상황”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길을 지나던 30대 시민은 “봄이 오면서 새 옷도 마련하고 이것저것 준비할 것들이 많은데 매장을 들어가기가 겁난다”며 “오늘도 쇼핑하러 나왔다 찝찝해서 그냥 인터넷 쇼핑으로 구매하려고 집에 들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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