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행사, 공연 취소에 종이 실은 지게차 찾기 힘들어
인쇄소 매출 한 달 새 70% 이상 하락
코로나19 긴급 지원금도 '그림의 떡' 불만 커

평일에도 적막감이 감도는 대전 중동 인쇄골목 거리 모습.
평일에도 적막감이 감도는 대전 중동 인쇄골목 거리 모습.

[충청헤럴드 대전=이경민 기자] 지난 13일 오후 5시 대전시 동구 중동 인쇄거리. 평소 같으면 납품 제지를 실은 지게차들이 분주하게 움직일 시간이지만 간혹 지나다니는 차량만 보일 뿐 썰렁한 모습이다.

대전의 대표적인 인쇄거리인 이 지역이 코로나19 여파로 축제는 물론 행사, 공연, 전시 등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인쇄 관련 업체 직원인 A씨는 “구정 전만 해도 출근길에 발주를 준비하는 지업사들 지게차들로 도로 위가 활기를 띄었는데 요즘은 중동의 아침이 횡하다”고 말했다.

지난 달 대전에 코로나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22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대전세종충남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현재 중동 지역 인쇄소 대부분이 1월 대비 2월 매출이 70% 이상 하락했다. 인쇄기를 최소한 돌렸을 때 지출하는 기본적인 전기세조차 내기 힘든 업체도 상당수에 달한다.  

한 관계자는 “3~4월이면 공연도 많고 특히 총선 전에는 각종 행사들이 많아 인쇄업계가 가장 바쁜 때였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지금은 중동에서 일하는 인쇄소가 거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평소 같으면 분주하게 도로 위를 활보해야할 지게차가 한 달 째 움직이지 않고 있다.
평소 같으면 분주하게 도로 위를 활보해야할 지게차가 한 달 째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인쇄소로부터 발주를 받는 지업사도 상황은 마찬가지. 인쇄골목에서 30년 넘게 지업사를 운영해왔다는 B씨는 “매출이 전달 대비 70% 이상 하락했다. IMF도 겪어 봤지만 그 때 보다도 어려운 것 같다”며  “IMF때는 수입 펄프 값이 올라 한두 달 애를 먹었지만 발주 자체가 줄줄이 취소되고 주문이 이렇게 안 들어오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들을 위해 대전시가 최대 7000만원까지 긴급 지원한다고 발표했지만 인쇄골목 업주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인쇄소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당장 급한 인건비라도 해결하기 위해 신용보증공단에 가서 지원금을 신청했다”며  “인쇄소 운영하면서 이미 운영자금과 시설자금을 대출 받아 지원금 한도를 초과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대전세종충남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의 박영국 이사장은 “대전시의 코로나19 긴급 지원금에 대해 인쇄업자들이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는 의견을 많이 듣고 있다”며 “현재 대전시 소상공인과에 이에 대해 건의를 한 상황으로 현재 시의 대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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