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대전지부 “학교 현장 아직 준비 안 돼”
고3 학생·학부모 "지역별·학교별 준비 정도로 유불리 발생" 걱정

대전의 어느 한 초등학교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줌'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학교운영위원회 임시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대전시는 온라인 원격수업도 이같은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진행할 예정이다.
대전의 어느 한 초등학교가 코로나19 사태로 '줌'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학교운영위원회 임시회의를 갖고 있다. 대전시는 온라인 원격 수업도 이같은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진행할 예정이다.(사진=대전시교육청)

[충청헤럴드 대전=이경민 기자] 교육부가 오는 4월 9일부터 중·고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온라인 개학 계획을 발표하자 준비 소홀에 따른 수업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31일 “4월 6일로 예정된 개학을 연기해 9일부터 온라인으로 학사 일정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학교와 학부모 등은 이같은 결정에 대해 예견됐던 일이라면서도 "아직 학교 현장에 원격수업을 할 만한 조건이 완벽히 갖춰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초‧중‧고 교사 119명으로 구성된 원격수업 강의지원단을 구성해 온라인 학습 운영 지원에 나섰지만 처음 시도하는 수업에 따른 시스템 적응까지 혼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이날 논평을 통해 “학교 현장에 원격 교육 환경이 준비되지 않았다”며  “온라인 개학 방침은 ‘휴업 기간 학습 공백을 방지하겠다’는 교육부의 고육지책(苦肉之策)임을 인정한다 해도 과연 1주일 남짓 짧은 기간 원격교육을 준비해 제대로 학교 현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수업일수 잔여 감축분 9일을 모두 소진해 4월 20일부터 단계적 온라인 개학을 도입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현장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시스템 도입과 수업 방식을 놓고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A 여고 교사는 “화상 수업을 하는데 사용하는 온라인 플랫폼 종류가 다양하다. 학생들이 보유한 기기 종류에 따라 수업 플랫폼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며 “현재 가장 많이 보유한 기기는 스마트폰이지만 휴대폰으로 수업을 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모두 노트북이나 PC를 갖추고 있다면 상황이 낫겠지만 현실을 원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며 “학생들의 ‘학습 보장권이 우선’이라는 원칙에 따라 주어진 환경에서 최적화된 방법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9일부터 온라인 개학에 들어가는 고3 수험생들도 수업 시간 부족 및 수업의 질이 제대로 확보될지 걱정하는 표정이다.

대전의 한 여고에 다니는 고3 학생은 “이렇게 개학이 계속 연기되는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진도를 다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특히 사회와 과학 과목은 대부분 학생들이 고3 때 이수를 하는데 재수생들에게 비해 성적이 뒤쳐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입시를 앞둔 고3 학부모도 "고등학교 3학년 1학기 성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크다"며 "학교별로, 지역별로 원격수업을 할 수 있는 준비 정도에 따라 수시는 물론 정시에서 유불리가 생기지나 않을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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