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춰진 개학 일정으로 입시 준비에 상당히 부담되고 있는 고3 수험생 [자료사진]
늦춰진 개학 일정으로 입시 준비에 상당히 부담되고 있는 고3 수험생 [자료사진]

[충청헤럴드 대전=박상민 기자] 코로나 19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들어야 개학할 수 있다는 교육 당국의 판단에 따라 고3 학생들은 새 학기의 시작일인 3월 2일보다 약 3개월이 미뤄진 5월 20일에서야 개학을 할 수 있었다. 대입의 중요성을 고려한 교육부의 고육지책이긴 했지만, 고3 수험생으로서는 늦춰진 개학 일정이 입시 준비에 상당히 부담되고 있다. 3개월이나 미뤄진 학사 일정이 고3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과연 무엇일까?

올해 고3은 이전과 달리 2015 교육과정으로 수능을 본다. 이로 인해, 교육과정이 바뀐 수학과 탐구 교과의 경우, ‘기출문제’ 분석을 통한 수능시험 준비가 큰 의미가 없어지면서 2020년도에 치르는 6회의 전국연합학력평가가 더욱 중요해졌다. 하지만 3월과 4월 전국연합평가를 보지 못하면서 고3 학생들은 자신의 부족한 점과 객관적인 위치를 판단할 기회를 갖지 못했고, 판단 지표가 없다 보니 6월경에 이루어져야 할 입시 상담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 못하는 형편이다. 일정이 늦어지는 만큼 학생들의 불안감은 날로 늘어갈 수밖에 없다. 

정시와 달리 수시전형은 내신 성적과 더불어 봉사 활동, 독서 활동 등의 ‘비교과 활동’이 요구된다. 통상 6월이면,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대부분의 교과에서 수행평가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올해는 등교 개학 시점이 늦어지면서 중간고사 시험도 치르지 못한 채 여전히 출발점에 서 있다. 출발이 늦어진 이 상황에서 교과별 수행평가와 두 번의 지필평가, 비교과 활동 등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 학사 일정은 수험생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특히 비교과 활동의 내용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는 올해 학교 실정을 고려한다면 정시뿐 아니라 수시전형에서도 N수생과 비교해 재학생이 불리한 것 또한 사실이다. 

“2021학년도 입시에서 수시전형과 정시전형을 고민해보았지만, N수생에게 절대로 유리하고 재학생에게 불리하다는 생각에 정시는 꿈도 못 꾸겠다.”라며 대전 일반계고 3학년 학생들은 하소연했다. 수시전형을 위한 내신 시험이 끝나면, 7월부터는 최저기준 충족 및 정시 대비를 위해 수능시험에 전념해야 한다. 그러나 올해 고3 학생들은 개학이 늦어져 수능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등교 개학이 늦어지면서 학교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혼자서만 공부를 하다 보니 기본 개념을 숙지할 시간도 기회도, 학교 수업의 도움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시간은 물론 학업의 질적인 면에서도 N수생들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낱 감기에도 노심초사하는 수험생들이 코로나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등교해서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N수생과 고3의 차이가 더욱 벌어진 지금, 2021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이 차이를 줄이기 위한 교육 당국의 합리적인 해결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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