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시의원 "잦은 개편으로 20년된 공무원도 부서 역할, 이름 몰라"
허태정 시장 “의견 수렴 과정…최종 확정 아니다”

[충청헤럴드 대전=이경민 기자] 4일 열린 대전시의회의 시정 질의에서 이종호 시의원이 대전시의 잦은 조직 개편과 산하기관에 대한 허술한 관리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열린 시정질문에서 “허태정 시장이 부임한지 2년 동안 3번의 조직 개편을 거치며 공무원이 3700명에서 4000명으로 증가했다”며 “그 동안 공동체지원국, 과학산업국, 성인지정책담당관, 인사혁신담당관 등을 신설했지만 이 같은 조직 개편에 대해 ‘새판짜기’가 아닌 ‘판 뒤집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

이종호 대전시의원이 4일 오후 본회의장에서 허태정 시장에게 시정질의를 하고 있다.
이종호 대전시의원이 4일 오후 본회의장에서 허태정 시장에게 시정질의를 하고 있다.

또 “이 같은 대전시 행정에 대해 ‘오락가락, 롤러코스터 조직 개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며  “한 간부급 공무원은 필요에 따라 업무를 붙였다 땠다 땜질식 조직 개편이라고 비난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최근 입법 예고한 조직 개편과 관련, “담당 과장이나 부서원조차 자기 부서 명칭을 헷갈려하는 조직 개편이다. 어느 업무, 어느 소관인지 20-30년 된 공무원도 모른다”며 “직원에게 공감을 못주는 조직 개편을 왜 하는지, 대단히 의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성가족국 신설하면서 여성계가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니 부서명 앞에 장식으로 여성이라는 명칭을 붙인 것 아닌가?”라며 “입법예고 후 문제가 불거지자 청년취업 문제를 의식해 ‘여성청년가족국’으로 며칠 만에 수정했다”고 따졌다.

또 “억지로 하려다 보니 경제정책과와 일자리정책과 합쳐 일자리 노동경제과로 2019년 1월에 폐지했던 균형발전과를 균형발전담당관으로 바꾸는 등 작명을 잘한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감염병관리과 설치 요구가 받아 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시민과 시의원 의견을 듣지 않고 탁상행정으로 조직 개편을 하고 있는데 ‘소귀에 경 읽기’보다 심하다”며 “홍보담당관과 균형발전담당관, 여성가족국을 만들기 위해 ‘억지 춘향’으로 시민소통과도 만들면서 감염관리과라도 신설하면 안되나?”라고 비꼬았다.

인사와 관련해서는 “대전시는 인사가 파탄 지경이다. 민선7기 들어 직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며 “허 시장이 취임식에서 국정감사장에서까지도 시청 공무원들은 산하기간 안 보낸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국장 2명을 포함해 일부 직원을 보냈다. 시장의 말은 허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대전시 산하 공사·공단 등의 임원들 기강이 해이해지는 등 임직원 이탈과 갑질이 극에 치달았다”며 “시청의 지도감독 문제에 대해 의원들이 수차례 이의를 제기했지만 권한 밖의 사안이라는 대답만 반복할 뿐”이라고 질타했다.

허태정 시장은 답변에서 “현재 여성과 청년, 청소년 중심의 생애 주기별로 조직 체계를 편성하다보니 여성청년가족부로 변경된 것”이라며 “명칭 변경이 잦은 것은 의견 수렴 과정에서 변화가 있었고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회적 기업 양성화에 대한 정치적 의혹에 대해 “최근에는 사회적 경제를 순환경제라는 용어로 표현해 쓰고 있기도 하다"며 "사각지대가 시민 사회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지방정부의 역할 중 하나”고 반박했다. 

감염병 전담조직 신설에 대해 “필요성을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정부가 현재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하는 과정에서 감염병 전담 조직을 만들 계획”이라며 “정부 조직 개편이 확정되면 대전시도 조직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허 시장은 산하 기관장 기강 해이에 대해 “일부 불미스러운 일 있었던 것이 사실로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기관장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평가를 통해 예산과 사업 집행, 인사 등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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