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헤럴드 홍성=박종명 기자] 충남소방본부가 CCTV나 블랙박스 등에 찍힌 ‘화염의 그림자’로 화재 원인을 찾아내는 연구에 나섰다. 

충남소방본부(본부장 손정호)는 25일 충청소방학교에서 화재 현장에서 발생한 화염과 그림자 모습이 찍힌 영상을 분석해 발화 지점을 찾아내는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은 지난 5월 ‘2020 화재조사 학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천안서북소방서의 ‘광원과 그림자의 특성을 이용한 영상매체 분석기법 개발을 통한 발화지점 판정에 관한 연구’를 토대로 진행됐다. 

광원과 그림자가 직진한다는 고유 특성을 근거로 두 가지 실험을 벌였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화염의 그림자를 이용해 발화 지점을 추적했다. 현장 주변에 있던 피사체들과 화재 불빛으로 생긴 각 해당 피사체의 그림자를 연결해 잇자 3차원 공간의 한 지점을 지나는 것이 확인됐다. 그 결과 30㎝ 내의 오차 범위에서 교차점이 형성돼 이를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구획된 실의 개구부를 통해 새어나간 불빛의 반사를 이용해 발화 지점을 추적했다. 화재 현장 주변에서 찍힌 벽면이나 주위 구조물에 불빛 반사된 효과를 이용해 개구부로부터 화원까지의 거리를 알아본 것이다.

이 때 불빛 반사의 길이, 개구부의 길이, 개구부와 벽체와의 거리를 활용해 발화 지점을 계산하며, 반사된 불빛의 형상을 통해 화재의 이동 경로 및 초기 특성도 유추해 볼 수 있다.

도 소방본부는 실험 결과를 토대로 연구 논문을 보완해 ‘2020 전국 화재조사 학술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손정호 본부장은 “이번 영상매체 분석기법 재현 실험을 통해 발화 지점을 판정하기 어려운 화재 현장에서 객관적인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으로 화재 발생 피해자의 피해 구제와 소방의 대외 공신력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