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상인들 "너무 복잡해 응대 방법 몰라 주문 취소"
市 "10월 한달 2만원 이상 고객 무료 혜택"

대전에서 가장 큰 중앙시장 모습
대전에서 가장 큰 중앙시장 모습

[충청헤럴드 대전=박기원 기자] 대전시가 지난 달 28일부터 '전통시장 비대면 배송 서비스’에 나섰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에 대응하는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배송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연령대가 높은 상인들이 사용하기에 지나치게 복잡하고 홍보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송 서비스’는 검색 포털 네이버의 ‘네이버 장보기’ 아이콘을 클릭하고 ‘동네시장’과 물건을 수령할 주소지, 배달 가능한 시장을 별도로 설정해야 비로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인터넷 상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시장 상인들이 실질적으로 사용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이유다.

중앙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2주가 지난 지금도 정확히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른다”며 “주문이 딱 한 번 들어왔었는데 그마저도 어떻게 응대해야 하는지 몰라 주문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웃 가게 주인도 “아직 주문이 들어온 적은 없다"며 "이 시스템을 사용하려면 무슨 앱을 내려 받으라던데 정확히 몰라서 아직 못 한 상태”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또 다른 70대 상인은 “나이든 사람들이 이해하고 사용하기엔 지나치게 복잡하다”고 말했다. 

 

대전시의 전통시장 배송 서비스 이용 방법
대전시의 전통시장 배송 서비스 이용 방법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첫 주에 추석 연휴가 있어 시장 방문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해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홍보 및 교육을 따로 진행하지는 않았다"며 "10월 중순께 상인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송 서비스’ 홍보를 위해 10월 한 달간 2만 원 이상 주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배송비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쳐 다양한 업체들이 서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재래시장 배달 앱 개발 우수사례로 꼽히는 천안시는 지난 7월 충청도에서 처음으로 전통시장 온라인 쇼핑 배달 앱 ‘장바요’를 출시한 후 성황리에 운영하고 있다. 천안 중앙시장 점포 60여 개가 참여하는 ‘장바요’ 앱은 배달 인력 3명과 장 보는 인력 2명이 배송 차량 3대를 이용해 천안지역 10km 이내 지역에 하루 3회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평일 평균 주문량은 230여 건, 주말 평균 주문량은 540여 건에 달하는 등 예상보다 많은 이용자가 몰려 배달 지연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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