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회의원 12명 발의 '교육기본법 개정안' 논란

스타 역사 유튜버인 황현필 강사가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교육기본법에서 '홍익인간' 단어를 빼는 개정안을 발의한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충청헤럴드 심영운 기자]

[충청헤럴드 심영운 기자] '역사를 가장 역사답게 강의하는' 스타 역사유튜버 황현필 강사가 뿔났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구을) 등 민주당 국회의원 12명이 발의한 '교육기본법 개정안' 때문이다.

민형배 의원 등은 현재 교육이념으로 명시된 '홍익인간(弘益人間)'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교육지표로 작용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빼는 것을 골자로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이같은 사실에 황현필 강사는 지난 21일 저녁 자신의 유튜브 채널(https://youtu.be/U9IXzsugPvM)에서 개정안을 추진중인 민형배 의원 등을 을사오적에 빗대 '신축12적'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하고, "대한민국 역사를 강의하는 사람으로서 오늘 처럼 창피한 적은 없었다"며 분노를 토했다.

황 강사는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하자는 '홍익인간'은 우리말과 우리 역사, 우리 정신에 깃들어 함께 살아온 단어이고, 고조선의 건국이념이자 대한민국 교육이념의 중심단어"라며 "가뜩이나 상고사가 주변국에 털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사 교과서에 고조선 비중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우리 최고 교육이념으로 교육기본법에 자리잡은 홍익인간을 시대를 이끌어가는 역사학자도 아닌 4년짜리 국회의원 '선출직 따위'들이 왜 빼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제국이 외교권을 뺏겼던 1905년에는 을사오적이 있었다"며 "민형배, 김민철, 문진석, 변재일, 소병훈, 신정훈, 안규백, 양경숙, 양기대, 이정문, 황운하, 김철민 의원은 '신축12적'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처음 교육기본법을 만들 때도 친일파들이 '홍익인간'이 들어가는 것을 결사반대했다"며 "당시 신채호 선생님과 박은식 선생님은 돌아가셨지만 살아계셨다면 홍익인간을 무조건 넣으라고 강조했을테고, 이분들의 학통을 잇는 정인보, 문일평, 손진태, 안재홍 선생님들도 하나같이 홍익인간을 교육이념으로 삼자고 주장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소앙 선생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강령을 충칭에서 발표할 때도 홍익인간 정신에 입각한 삼균주의였다"며 "민주당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잇는다면 홍익인간을 헌법에 넣어도 시원찮을 상황에서 그나마 교육이념으로 자리잡은 홍익인간을 빼자는 것은 친일파들인지 되묻고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황현필 강사는 "독립운동가였던 안호상 제1대 문교부장관이 일부학계나 정치권에서 홍익인간 교육이념에 대한 비판이 일어날 때마다 '시대가 높은 이상을 따라 오지 못한다'고 하셨다"며 "이번에 개정안을 낸 민주당 의원들이야 말로 높은 이상을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시 교수는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홍익인간 정신은 물질 만능시대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이고, 잠재력 넘치는 개념이라고 극찬했다"며 "법륜스님도 지금 건국이념을 만들라고 해도 이 보다 더 고귀한 정신을 담기 힘들다. 헌법 전문에 들어가야하며 전세계 어디에 내놔도 지금의 건국이념으로 해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하셨다"고 강조했다.

또 "백범 김구 선생님도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는 국조 단군의 홍익인간 이념에 바탕한 문화강국이 꿈이라고 하셨는데 우리 민족정신을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지우자는 것이냐"며 "민주당이 작년 개천절에 홍익인간 정신을 실천하는 집권여당이 되겠다더니 전혀 그렇지 못하다. 180석 만들어줬으면 좋은 민생법안 만들고, 교육개혁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도대체 누구 좋으라고, 특정 종교집단의 지지를 바라고 홍익인간 정신을 빼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황 강사는 "홍익인간은 우리 민족의 정신철학이다. 교육이념에서 빠지면 안 된다"며 "(국민들이)분노하고, 함께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현필 강사 뿐만 아니라 이번 개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9H0TDY)에는 지난 21일 '교육기본법 교육이념에서 홍익인간을 삭제하는 만행을 막아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와 22일 오전 11시 현재 2만5000여 명이 동의했다.

해당 청원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제4352주년 개천절을 맞아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겠다는 홍익인간 정신을 무겁게 알고 실천하는 집권여당이 되겠다고 했는데 헌법에 넣지는 못할 망정 교육법에 있는 '홍익인간' 이념을 지우고 삭제하려는 의도가 무엇이냐"며 "국회의원들이 상정한 교육기본법 개정법률안은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며 김치, 한복 공정, 조선구마사 사태, 일본 교과서 사태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느냐? 당장 철회하고 국민앞에 사죄하기 바란다"고 썼다.

이어 "개정안을 낸 국회의원들이 홍익인간의 표현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교육지표로 작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데 '국민'을 '시민'으로 바꾸고 '자유'와 '평등'을 넣으면 구체적이냐"며 "교육이념에서는 (홍익인간처럼)인류에게까지 확장되는 이념이 나오면 안 되는 것이냐. 자유와 평등은 홍익인간의 하위 개념이고 실천강령이므로 홍익인간이 추상적이라고 운운하며 지우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민형배 의원과 황운하 의원 등이 낸 개정안은 현행 교육기본법 제2조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중략)"이라는 문장은 "모든 시민으로 하여금 자유와 평등을 지향하는 민주시민으로서 사회통합 및 민주국가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으로 수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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