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쇼트트랙 1500m에서 두번 다시 울지 않았다.17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중국에게 내준 왕좌를  최민정이 12년 만에 찾아왔다.

1500m는 3000m 계주와 함께 한국 여자 쇼트트랙에 ‘세계 최강’이라는 명예를 안겨다준 종목이다.

지난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여자 1500m에서 한국이 메달을 따지 못한 적은 한 번도 없다.

17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중국에게 내준 1500m 여자쇼트트랙 왕좌를  최민정이 12년 만에 찾아왔다.결승선을 통과하며 기뻐하는 최민정[사진=연합뉴스]
17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중국에게 내준 1500m 여자쇼트트랙 왕좌를 최민정이 12년 만에 찾아왔다.결승선을 통과하며 기뻐하는 최민정[사진=연합뉴스]

특히 올림픽마다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로 불린 선수들이 금메달을 가져왔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에서는 당시 중학교 3학년으로 고교 입학을 앞두고 있던 ‘막내’ 고기현이 금메달을 따내며 처음으로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계주에 출전하지 않았던 당시 고기현은 1000m에서도 은메달을 따내 중학생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는 여고생 진선유가 금메달을 따냈다. 진선유는 당시 1000m와 여자 3000m 계주까지 우승해 한국 여자 쇼트트랙 유일의 3관왕으로 기록되어있다.

 여기에 최은경이 솔트레이크시티와 토리노에서 모두 동생들을 도와 은메달을 함께 따내며 여자 1500m는 한국의 대표 종목이 됐다.

이후에도 한국이 이 종목에서 메달을 놓친 적은 없다. 그러나 금메달을 갖지 못했다.

17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중국에게 내준 1500m 여자쇼트트랙 왕좌를  최민정이 12년 만에 찾아왔다.결승선을 통과하며 기뻐하는 최민정[사진=연합뉴스]
17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중국에게 내준 1500m 여자쇼트트랙 왕좌를 최민정이 12년 만에 찾아왔다.결승선을 통과하며 기뻐하는 최민정[사진=연합뉴스]

지난 2010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이은별이 은메달, 박승희가 동메달을 따냈지만 금메달은 중국의 저우양에게 내줬다.

2014년 러시아 소치올림픽에서도 여고생 심석희가 은메달을 땄지만 저우양이 올림픽 2연패 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한국 여자 선수들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단거리 종목 500m에서 강세를 보인 중국에 1500m 패권까지 내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2018년 평창에서 다시 한국이 금메달을 찾았다. 최민정이 해낸 것이다.

첫 종목이었던 500m에서 ‘한국 최초’라는 목표와 부담을 안고 도전한 최민정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실격 처리돼 아예 메달을 걸지 못했다.

17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중국에게 내준 1500m 여자쇼트트랙 왕좌를  최민정이 12년 만에 찾아왔다.시상대에서 기뻐하는 금메달리스트 최민정(중앙)[사진=연합뉴스]
17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중국에게 내준 1500m 여자쇼트트랙 왕좌를 최민정이 12년 만에 찾아왔다.시상대에서 기뻐하는 금메달리스트 최민정(중앙)[사진=연합뉴스]

최민정은 그러나 나흘 뒤인 17일  열린 1500m에서 보란듯이 해냈다.

중위권에서 틈을 보다 특유의 아웃코스로 치고나가 3바퀴를 남겨놓고 선두를 뺏은 뒤 폭발적인 질주로 격차를 벌려 여유있게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0년 밴쿠버와 2014년 소치에서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했던 저우양(중국)은 준결승에서 탈락해 파이널B로 밀려났고 결승에서는 리진유 한 명이 올라와 은메달을 땄다.

한국 여자 쇼트르랙은 12년 만에 최민정을 통해 다시 1500m의 최강자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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