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도박중독 5.6% 심각...2030세대 69.4%
오세라비 "청소년 불법도박 만연...학교가 도박장"

청소년의 온라인 도박이 심각한 수준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청소년의 온라인 도박이 심각한 수준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충청헤럴드 김종연 기자] 도박 중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 ‘온라인도박’인 것으로 조사됐다. 화상경마장 신설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경마’의 경우에는 경마장과 화상경마장을 통틀어서 0.8%로 저조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지난 6월 발표한 ‘2020년 사행산업 관련 통계’에 따르면 도박에 참여해 문제를 경험했거나 도박중독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어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도박자 본인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총 1만1421명의 도박중독 중 ▲합법 사행산업의 경우 △체육진흥투표권이 2.4%(270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카지노 2.2%(254명), △경마 0.8%(89명), △복권 0.4%(50명), △경륜 0.2%(20명), △경정 0.1%(6명) 순이었다.

▲불법 사행행위와 주식, 내기바둑 등의 경우에는 △온라인도박이 77%(8792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주식 7.1%(811명), △카드 5.5%(633명), △내기바둑이나 내기골프 등의 기타가 1.7%(197명), △화투 1.4%(160명), △성인오락실 1.2%(138명), △투견 1명으로 각각 나타났다.

통계를 보면 지난 2015년부터 온라인도박의 중독비율은 60% 이상이었다. 2015년에는 4391명이었으나, 지난해에 8792명으로 2배 넘게 폭등했다. 특히 2018년 6079명이던 온라인도박 중독은 2019년에 8334명까지 대폭 늘어났다.

카지노 중독은 2015년 640명, 경마 294명이었지만 점차 감소해 지난해까지 각각 254명과 89명으로 1/3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미성년자 도박중독 5.6% 심각...2030세대 69.4%

▲연령대별 현황을 보면 △20대가 34.8%(3067명)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34.6%(3045명)로 뒤를 이었다. △40대는 17.3%(1523명), △50대 6.2%(544명), △19세 이하가 5.6%(492명), 60대 1.5%(130명), △70세 이상이 0.1%(11명)로 각각 나타났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030의 도박 중독이 69.4%로 전체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19세 이하의 청소년 도박중독이 5.6%로 상당히 높은 수치였다.

청소년들의 도박중독은 2015년부터 급격하게 상승했는데, 2015년 1.6%에서 2016년 2.5%, 2017년 4.3%, 2018년 7.5%, 2019년 8.2%까지 올랐었다. 2015년 73명이었던 숫자가 2020년에는 492명으로 약 7배 늘어난 것이다.

성차별교육폐지시민연대 상임대표인 오세라비 작가는 최근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과의 대담에서 “단 한 번이 도박 중독의 수렁으로 빠진다. 청소년 온라인 불법도박 만연으로 학교가 도박장이 됐다. 부모는 자녀가 게임을 하는 줄 알지만, 사실은 도박을 한다”면서 “학교는 이미 불법도박의 황금어장이고 미성년자가 하는 도박은 모두 불법”이라고 청소년 불법도박의 실태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학부모, 교사, 교육당국, 불법도박 관련 공공기관, 수사기관 어느 곳도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서 “학생은 물론 교사, 과외교사까지 학생 도박 실태를 알고 있음에도 개인적인 일로 보거나 흥미삼아 잠깐 하는 것으로 치부한다”고 했다. 청소년 도박 중독의 배경으로는 전 국민 스마트폰화와 도박 사이트 쉬운 접근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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