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48개-멸치 10그램 먹는 수준...음식으로 먹는 양은 암 근처도 못가"

JTBC가 지난 7일 오후 보도한 월성원전 방사성 물질 유출 내용. [출처 JTBC유튜브 갈무리]
JTBC가 지난 7일 오후 보도한 월성원전 방사성 물질 유출 내용. [사진 출처 JTBC유튜브 갈무리]

[충청헤럴드 김종연 기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꾸린 월성삼중수소조사단과 현안소통협의회의 1차 조사보고서가 유출, 보도된 것과 관련해 원자력 전문가가 “하나 마나 한 이야기”라며 “진짜 위험한 것과 위험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일침을 가했다.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정용훈 교수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JTBC의 월성 원전 방사성물질에 대한 보도는 위험에 대한 정보제공 측면에서 오류투성이”라고 했다.

그는 “가장 높게 나온 토양을 1kg 섭취시 바나나 48개(칼륨-40), 제주산 생멸치 10그램(폴로늄-210) 섭취로 인한 방사선 내부피폭량과 같다”며 “칼륨이나 폴로늄 모두 과다섭취시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물론 우리가 음식으로 먹는 양으로는 근처에 갈 수도 없다”고 했다.

이어 “위 보도가 맞다면 아래도 맞아야 한다”면서 “우리가 즐겨먹는 바나나와 멸치에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바나나 1개에는 15베크렐의 칼륨-40이, 제주산 생통멸치 1그램에는 0.392베크렐의 폴로늄-210이 검출되었습니다”라며 “폴로늄은 러시아가 암살에도 사용한 방사성 물질입니다. 두 물질 모두 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입니다”라고 비꼬았다.

그는 또 “우리 인체는 유감스럽게도 세슘에서 나오는 방사선과 칼륨이나 폴로늄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구별하거나 차별할 능력이 없다”며 “뭐든 많이 맞으면 손상이 많고, 너무 손상이 많으면 미미하나마 암발생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밤 카이스트 정용훈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 [사진 출처 정용훈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7일 밤 카이스트 정용훈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 [사진 출처 정용훈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그러면서 “원전 출신의 세슘이라고 위험하고, 브라질 출신의 바나나라고 덜 위험하고, 제주 출신의 멸치라고 덜 위험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위에 언급된 수치들은 모두 위험도 측면에서 무시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380베크렐의 세슘(사용후핵연료저장수조 옆 바닥 토양 1kg을 몽땅 먹었다고 가정)을 먹어서 발생하는 피폭량은 5마이크로시버트가 안되며, 해발고도 50미터 높은 곳으로 이사가는 바람에 추가로 피폭받은 연간 피폭량과 같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용량(얼마나 섭취, 농도와 양을 곱한 것)과 반응(먹어서 얼마나 인체에 유해한가)을 정량적으로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위험 보도는 공허할 뿐”이라며 “하나 마나 한 이야기가 되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유해하다. 진짜 위험한 것과 위험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이날 JTBC는 월성원전 내부의 물에서 리터당 75.6만 베크렐의 삼중수소와 1그램당 0.14베크렐의 세슘-137, 흙 1그램당 최대 0.37베크렐의 세슘-137이 검출됐다는 내용을 담은 원안위의 삼중수소조사단과 협력소통협의회의 1차 조사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조사단과 협의회 내부에서는 조사 기간 중 취득한 정보에 대해 외부에 유출하지 못하는 비밀유지의 의무가 있지만, 발표 전인 조사보고서가 외부로 흘러나가 논란이 예상된다.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정용훈 교수. [사진 출처 정용훈 교수 페이스북]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정용훈 교수. [사진 출처 정용훈 교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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