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도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새 학교를 만들어 달라"

대전예지중고 재학생들이 27일 오후 대전시교육청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에게 만학도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재학생들은 "지난해 3월 대전지방법원에서 예지재단 이사들의 임원취임승인취소 처분이 결정, 대전예지중고가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난 14일 2심인 대전고법 재판부는 예지재단 이사들의 임원취임승인취소 처분을 다시 취소했다”고 밝혔다.

대전예지중고  재학생들이 27일 오후 대전시교육청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에게 만학도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사진=다른시각켑처]
대전예지중고 재학생들이 27일 오후 대전시교육청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에게 만학도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사진=다른시각켑처]

이어 “이들(재단이사들)은 그동안 수십여 명의 학생들을 고소하고, 학교 문을 잠가 수업권을 방해하고, 무자격인 자를 교장으로 임명하는 등의 비교육적 처사를 일삼은 이사들”이라면서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다. 우리는 설 교육감에게 만학도들이 마음 놓고 공부하도록 새 학교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예지재단에 대해서도 이들은 “공익법인 예지재단은 우리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우리의 학습권을 빼앗아갔다"면서 "심지어 지난해에는 졸업식도 치르지 못하고 졸업장도 받지 못했지만 예지재단 이사회는 누구도 책임지는 말 한 마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지중고의 만학도들은 전혀 교육적이지 못한 예지재단이 운영하는 학교에서 더 이상 공부를 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또 “복귀한다는 재단 이사들은 2012년 예지재단 지위를 승계한 후 어떤 자구노력을 했는지, 학교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얼마나 투자를 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면서 “대전예지중고는 오직 시교육청의 보조금과 재학 중인 고등학생의 비싼 수업료로만 운영될 뿐 재단의 어떠한 자구 노력도 없었다. 해마다 500명이 넘는 예지중고의 학생들은 20년째 비좁은 임대건물에서 공부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2012년 예지중고가 예지재단으로 지위 승계가 이뤄질 때 이 조건은 향후 10년간 20억원을 조성, 학교 자가 건물을 확보하는 것 이었다. 계획대로라면 현재 최소 5억원이 넘게 조성됐어야 하나 실제로는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예지재단은 평생교육실현이라는 교육적 이념이 부재한 것은 물론 재정적인 면에서도 무능하다. 우리는 비좁은 월세학교가 아닌 자가건물에 운동장이 있는 학교를 다니고 싶은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예지중고 총학생회는 “대전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시교육감은 학생과 배움에 뜻이 있는 시민들을 위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예지중고 구성원들은 재단의 갑질, 학사파행, 구성원간 불신, 재정적 불안감 등이 없는 공간에서 마음 놓고 배우길 소망한다”면서 “만학도가 마음 놓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새로운 학교를 설립하여 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새로운 학교 설립'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평생교육법 제 28조(평생교육기관의 설치자)에 따르면, 학력이 인정되는 평생교육기관을 설치할 수 있는 자격은 '사립학교법'에 따른 '학교법인' 또는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재단법인'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청이 예지중고를 대체할 수 있는 학력인정 평생학습교육기관을 설치할 수 없다.

예지재단 이사회 관계자는 학생들의 '새로운 학교 설립' 주장에 대해 "대전시교육청, 대전시의회 대전예지중고등학교 정상화 추진 특별위원회, 대전예지중고정상화추진위원회는 고 박규선 이사장이 제안했던 '예지상생방안'을 거절하더니, 이제 와서 마치 만학도들의 요구인 것으로 포장하여 항소심 패소의 탈출구로 삼고 있다"며 "이는 시의회 특위와 대전예지중고정상화추진위원회가 임시이사회를 장악하여 학교 경영권을 탈취하려 한 계획이 실패했다는 증거"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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