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귀족층의 집단묘지로 추정되는 능안골 고분군(사적 제420호) 발굴조사가 22년 만에 이뤄진다.

문화재청은 12일 충남 부여군과 공동으로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사업'인 부여 사비도성 동쪽에 조성된 능안골 고분군 발굴조사에 들어간다.

백제 귀족층의 집단묘지로 추정되는 부여 능안골 고분군발굴조사가 문화재청과 부여군 공동사업으로 시작된다. 붉은색 원 안쪽이 2018년 조사지역이다.[사진=연합뉴스]
백제 귀족층의 집단묘지로 추정되는 부여 능안골 고분군발굴조사가 문화재청과 부여군 공동사업으로 시작된다. 붉은색 원 안쪽이 2018년 조사지역이다.[사진=연합뉴스]

사비도성의 왕릉급 무덤이 밀집된 능산리 고분군 너머의 능안골 고분군은 1994년 부여군 공설운동장을 짓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지난 1995년부터 1996년까지 발굴조사를 진행해 백제때 고분 60여 기와 금제·금동제 귀고리, 은제 관모장식, 은제 허리띠장식, 화형관(花形冠) 고리 등을 출토했다.

이후 백제 후기 귀족 무덤이 도굴되지 않아 묘제 형식을 알 수 있고, 출토 유물의 문화재 가치가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2000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부여 능안골 고분군에서 나온 무덤 44호분. [사진=연합뉴스.문화재청 제공]
부여 능안골 고분군에서 나온 무덤 44호분. [사진=연합뉴스.문화재청 제공]

지난해 발굴조사에 앞서 이뤄진 능안골 고분군 시굴조사에서는 사적지의 북동쪽 구릉에서 무덤 34기와 관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관정(못) 3점이 나왔다.

무덤 중에는 암반을 굴처럼 판 뒤 시신을 안치한 횡혈묘, 무덤방과 배수로가 갖춰진 길이 13.5m의 대형 석실묘, 봉토층이 남아 있는 석곽묘가 확인됐다. 이 고분들에서는 도굴의 흔적이 나타나지 않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작년 시굴조사를 했던 지역의 중심부를 정밀 발굴할 것"이라며 "발굴조사 기간은 약 3개월로 예정돼 있으나, 결과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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