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과 도움
"에듀힐링프로젝트" = 충청헤럴드 x 인성역전
-인성역전=교육, 철학, 상담, 심리 전문가가 풀어주는 인성에 대한 재미있는 수다
-교육= 원은석 교수 / 철학= 정윤승 교수 / 상담= 서명석 박사 / 심리= 김현경 작가

인성역전=교육, 철학, 상담, 심리 전문가가 풀어주는 인성에 대한 재미있는 수다
인성역전=교육, 철학, 상담, 심리 전문가가 풀어주는 인성에 대한 재미있는 수다

‘착하다’는 말이 ‘멍청하다’, ‘바보 같다’라는 말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부탁을 들어주며, 남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타적인 사람이 멍청한, 바보 같은 사람으로 평가 받는 이기적인 세상을 우리는 바라지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뭔가 많이 잘못된 것이고 바로 잡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더구나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누군가로부터 가벼운 부탁을 받았는데도 이걸 들어줘야 할지 생각하게 되었다면, 이것은 사회적 문제로 볼 수 있다.
이런 태도는 부탁의 경중을 따지면서 부탁한 상대가 내가 도와줄 만큼 값어치가 있는 상대인지 따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부탁을 받았을 때 가장 중요한 일은 그 부탁을 과연 들어줄 수 있는 것인지 자신의 능력이나 상황을 살펴보는 것이다. 우선 어원을 통해 부탁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보자.
부탁(付託)의 뜻을 살펴보면 부탁의 ‘부’는 ‘준다’는 의미이고, ‘탁’은 ‘부탁’한다는 뜻이다. ‘부탁할 탁’이라는 한자는 ‘말하다’라는 왼쪽의 ‘언’이 가장 중요한 부수(部首)로서 ‘바라는 것을 타인에게 말로써 요청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오른쪽을 보면 칠(七) 즉 일곱 살이 안 된 아이로 해석한다. 즉 7살도 안 된 어린 아이가 ‘아저씨, 이것 좀 도와주세요’하고 말한다는 의미다. 한 예로 탁발(托鉢)이라는 말이 있는데, 일곱 살이 안 된 어린 동자스님들이 자기 밥그릇을 손으로 내민다는 뜻이다.
그런데 영어의 부탁(request)은 다른 뉘앙스를 가진다. ‘re’는 다시라는 말이고, ‘quest’는 그 어원이 ‘quearere’로서 무언가 찾는다는 것이다. 즉 도와 줄 사람을 다시 한 번 찾아본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되겠다. 또한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해결 방법이나 도와줄 사람을 찾는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부탁을 받았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1. 자신의 깜냥을 생각하자.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에서 부탁을 잘 들어주는 착한 사람, 배려해주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보았다. 자신의 나약함을 정당화하기 위해 선함으로 위장하고 있기 때문에 나쁜 사람이라는 것이다.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착한 척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그러나 착하다, 선하다는 것은 공공의 개념이지 개인의 개념이 아니다. 선은 행복을 전제로 하는 개념이다. 행복하지 않은 선한 행동, 의지, 마음은 비논리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행복은 나만의 행복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행복이 될 때에 완성된다. 즉 내가 부탁을 들어준 결과로 내가 행복하게 된다고 착한 것이 아니라, 나와 상대방이 모두 행복해질 때에 착한 것이다. 부탁을 들어준 결과 내가 불행진다거나 혹은 상대방이 불행해진다면 악한 것이 된다. 부탁을 할 때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돈을 빌려줬다가 친구가 원수가 되기도 하지 않은가.

2. 상대의 깜냥을 생각하자.
앞서 부탁은 어린 아이를 연상하라고 했다. 즉 부탁을 하는 사람이 정말 어린 아이와 같이 사고무탁한지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사고무탁, 사고무친은 사방을 둘러봐도 부탁할 사람이나 친척이 없다는 것이다. 우선 상대방이 스스로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함께 찾아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해낼 수 있는 문제임에도 상황이 급박해지고 시간에 쫓기다 보면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상대의 부탁을 들어주기 전에 먼저 상대가 할 수 있음에도 놓치고 있는 것이 없는지 살펴보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3. 함께 부탁하는 관계가 되자.
상대방이 혼자서 해낼 수 없다면 비슷한 능력과 처지의 나로서도 혼자서 해낼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진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함께’ 노력해야 한다. 부탁을 한 사람이 나중에는 큰 소리를 치면서 부탁을 들어준 상대를 탓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 이유는 부탁을 들어준 사람이 알아서 다 해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서로의 깜냥을 확인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상대가 할 수 있는 것을 분류하고 서로 분담해야 한다. 함께 부탁하는 관계가 되자는 것은 이런 의미이다. 서로 ‘나는 이걸 할 테니까 너에겐 이걸 부탁해’라고 말하고 내게 맡겨진 것에 노력한다면 결과가 나쁘더라도 서로 불행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철학전문가= 정윤승 교수
철학전문가= 정윤승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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