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한 충청헤럴드 대기자(충남대 명예교수.시인,평론가. 세종TV대표)
[충청헤럴드=윤기한 논설고문]

6.13 지방선거가 석달도 남지 않았다. 대전시장 후보군이 대충 윤곽을 들어 내놓고 있다. 후보등록을 마친 사람이 여덟이나 된다. 쟁쟁한 유력 인사들이 후보등록을 마쳤다. 사회경제연구소 the left 대표인 정의당의 김미석, 거리의 정치인을 자칭하는 정의당 대전시당 위원장 김윤기, KAIST 겸직교수인 바른미래당의 남충희, 충남대학교 지방행정학과 교수인 자유한국당의 육동일, 전직 대전 시장인 자유한국당의 박성효, 전임 청와대 행정관인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순, 한국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인 자유한국당의 박태우, 유성구청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의 허태정 등 예비후보가 그들이다.

아직 후보 등록을 하지 않으면서 출마 기미를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4선의 더불어민주당 중진 국회의원인 이상민은 경선을 통한 대전 시장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전의 산적한 난제를 그동안의 경험과 주변의 협력을 살려 힘차게 풀어갈 해결사가 돼 대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고 장담했다. ‘쇠퇴하는 대전경제의 부흥’을 강조하면서 대전시장 후보로 나선 전 국회의원 정국교는 기업인 출신 정당인으로 권선택 전 시장의 정책특보를 지낸 에이치앤티 대표로 시장의 합의추대를 제시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월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2월25일-26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여야를 통 털어 차기 대전시장 후보 적합도 1위를 차지했던 염홍철 전 대전 시장은 마음을 비웠다면서 “멈춰야 할 때에는 멈출 줄 알아야 한다”며 불출마 의사를 비쳤다고 한다.

우선 저마다 거창한 선거 이슈를 내놓은 예비후보들을 중심으로 누가 대전 시장 감으로 꼽을 수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한 수재로서 경기도 경제부지사와 부산 정무부시장을 지낸 남충희 예비후보는 30여 년간 실무경제 현장을 누빈 경력을 자랑한다. 경제시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대전시가 “돈도 벌고 미친 듯이 도전도 하고 좀 깨끗해지자”고 소리를 높였다. 과감한 혁신을 통해 대전시의 면모를 완전히 변화시킬 것을 강조했다. "대전에서 졸업한 모든 청년이 대전에서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전사람 대전으로’라는 기조 아래 좋은 일자리 10만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잘 살아 보세”를 핫 이슈로 내놓고 있다.

녹색 대전 건설을 모토로 삼아 대전의 주요도로 중간 지대에 나무를 심어 성공한 전 대전 시장 박성효 예비후보는 ‘위기의 대전’을 걱정하면서 시장과 국회의원의 경험을 살려 우직하게 발로 뛰어 지난 4년 동안 트램과 월평공원 특례사업, 유성복합 터미널 등의 현안 추진과정에서 발생한 시민의 갈등과 불신을 깨끗이 불식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청년창업 특화도시, 아시아벤처 허브, 둔산 르네상스, 옛 충남도청사 활용, 도시철도 1호선 세종 시와 옥천으로의 연장 등 참신한 선거공약을 내놓았다. 국정과 시정을 제대로 이끌어 가는 엔진 역할을 다짐하고 있다. 마침 어제 자유한국당 전략공천을 받았다. 경합자인 육동일, 박태우 두 교수의 경험과 식견을 충실히 수용할 용의를 내비치기도 했다.

“친문 마케팅”에 주력하는 박영순 예비후보는 두 번에 걸친 청와대 근무 경험을 통한 인맥을 활용해 대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행정관형 시장이 아니라 ‘힘 있는 정치인 시장’이 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충남대 엘리트 집단인 영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총학생회장으로서 원만하고 과감한 리더십을 발휘한 386세대이다. ‘건강한 상식’이 통용되는 시정 분위기를 조성해서 시민사회와 협력관계를 강화하겠다고 천명했다. 현 정부의 도시재생정책에 주목한 그는 선거사무실도 원도심에 차렸다. 상처가 남지 않는 경선을 바랄만큼 선량하고 우직하다.

‘단순한 행정가 시장이 아니라 혁신적인 정치능력자 시장’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박태우 예비후보는 대전의 인구감소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500만평 규모의 4차 산업단지를 조성해서 사람과 일자리를 확장하는 행정을 시행하겠다는 메인공약을 내걸었다. 국가의 중원지역 중심도시로서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는 기능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전략공천으로 박성효 예비후보가 결정되어 향후 행동방향이 미지수로 남았다. 육동일 예비후보 역시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항의 방문해 전략공천 이유를 해명하라고 따졌다.

‘사회적 약자와 함께 사는 공동체’를 설계하겠다는 약속을 제시한 김윤기 예비후보는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민의 권리를 보장 받으며 지속 가능하고 안전한 생태도시 대전’을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대전시정의 실패는 권선택 전 시장의 책임이 아니고 ‘성장과 개발’의 시정철학이 한계에 부닥친 탓이라고 전제하고 대전을 도시권이 보장된 도시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비전을 가지고 출마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중교통중심 도시, 안전한 생태 도시, 함께 사는 모두의 도시, 태어날 때부터 행복한 도시, 노동이 당당한 도시, 청렴한 삶의 도시, 모두의 도시’를 시정목표로 삼겠다고 표방했다. 지난 20년간 시민을 들러리로 세웠던 ‘가짜 자치’와 낡은 리더십과의 단절 필요성을 역설했다.

소외된 다수의 권리를 찾아드리겠다는 김미석 예비후보는 “시민의 힘으로 촛불혁명을 완성하자”고 절규했다. 전남 광주출신이면서 충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그는 유성복합터미널을 조속히 건설하고 안산의 국방산업단지 개발계획을 철회할 것을 다짐했다. 더욱이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금 확대를 약속하는 한편 청년배당제로 20대 초반 청년 대다수에게 일정액의 현금지급을 내걸어 젊은 세대의 호응을 촉구했다. 자영업자에게도 주말 휴식을 장려해서 소비의 주체가 되어 도시의 경제 활성화에 참여토록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국립세종도서관 규모의 공공도서관도 설립하고 저상버스 노선의 신설확대로 장애인과 노약자의 이동권을 확보하고 청소년 교통비도 인하하는데 힘쓰겠다고 단언했다.

일찍이 해박한 지식과 논리 정연한 화술로 화려한 언론의 조명을 받아 폭 넓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육동일 예비후보는 3번 째 도전에 나섰다. ‘지방분권 전도사’를 자임하며 쇠퇴일로에 빠져 있는 대전의 구원투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출마의 변으로 삼았다. 여러 가지로 위기에 몰린 대전을 ‘최고의 지방자치 모델도시’로 혁신 변모시키겠다는 결의에 찬 자치행정학 교수의 일념이 지극히 선명하고 단호하다. 대전이 교통과학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KTX 서대전역 페싱이라든가 연구단지 전국 분산화 등으로 대전이 축소약화 상황에 몰려 있다고 판단한 육동일 후보는 대전의 재건, 르네상스 현실화를 강력히 추진할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능력 보다 끼리끼리의 시정운영이 나타낸 분파주의를 타파하고 공무원의 줄서기 등을 강력히 근절하겠다는 포부를 천명했다.

‘소통과 포용’을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고 낡은 리더십의 교체를 주창하고 나선 허태정 예비후보는 자그마치 303명이나 되는 인원을 동원해서 경선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유성구청장을 사퇴하면서 ‘스마트한 대전, 모두가 웃는 대전’을 만들기 위해 대전 시장 후보로 나섰다. 150만 대전 시민의 희망찬 내일을 위해 시장이 되겠다는 각오로 10대 약속을 제시했다. ‘함께하는 시민, 스마트한 대전’, ‘시민참여로 자치분권 모델도시 구현’, ‘창업생태계 조성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 ‘산업과 경제교류로 동・서 격차 해소’, ‘미세먼지 저감으로 숨쉬기 편안한 도시’,‘각종 재해로부터 시민의 삶이 보호되는 도시’, ‘청년들이 머물고 정착하는 도시’, ‘여성과 아동이 살기 좋은 여성・아동 친화도시’, ‘아이 키우기 좋은 최고의 교육도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제도시’를 만들겠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후보 모두의 당차고 힘찬 시정 지표는 대전 시민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도 남는다. 미사여구는 물론 풍요로운 장담과 화끈한 약속이 금세 대전을 세계 최고의 도시, 한국 최선의 도시로 도약 발전하는 조감도를 보는 느낌이 든다. 어느 후보가 시장이 되든 참으로 기막히게 멋지고 흐뭇한 대전의 미래가 시민의 행복과 진선미를 선사해 줄 것으로 알차게 기대하는 마당이다. 이제 이 화려한설계도를 가지고 다지 선택형(多枝 選擇形) 시험지를 받아 든 우리 대전 시민의 현명하고도 노련한 ‘찍기’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그냥 눈감고 볼펜 굴리기나 주사위 던지기는 금물이다. 내 삶의 실체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신중한 선택의 지혜를 발휘해서 아쉬움 남지 않는 선거참여로 똑똑하고 당당하고 위력 있는 시장을 선출하는 우등생이 되자. 누가 진짜 대전 시장 감인가 똑바로 찾아내자. 수능시험 잘 치루고 대학에 합격하는 영광처럼 부디 아름다운 성취를 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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