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긴급 정책연대 선언…아산시장 선거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까지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전성환 아산시장 예비후보(왼쪽)와 복기왕 충남도지사 예비후보. 하지만 8일 전성환 예비후보가 양승조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상황은 완전히 바뀌게 됐다. [사진=전성환 예비후보 페이스북]

충남 더불어민주당의 6.13지방선거 판세가 또 다시 술렁이고 있다. 아산시장에 출마한 전성환 예비후보가 충남도지사 예비후보로 경선 중인 양승조 의원을 지지하고 나선 것. 양 의원과 도지사경선 경쟁 중인 복기왕 전 아산시장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전 예비후보가 단순히 양승조 예비후보를 지지만 한 게 아니라, 복 예비후보가 아산시장 선거판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만들었다는 책임론까지 제기하고 있어 충남지사 선거는 물론, 아산시장 선거판까지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8일 오후 전성환 예비후보는 ‘긴급 입장문 발표’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양승조 의원이 자치와 분권, 국민주권시대를 선언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민주·개혁 후보”라면서 “양 후보와 선거 및 정책연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전 예비후보는 “저의 다양한 혁신적 정책들은 아산시뿐 아니라 충남의 도정, 더 나아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도 함께 가야 실현될 수 있다”며 “이에 그동안 견지해온 충남도지사 선거의 중립적 입장을 거두고, 양 예비후보와 선거 및 정책연대를 하려고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 예비후보는 저의 정책공약에 대해 깊은 공감을 표했고, 이번 선거과정에서 충남도지사 후보 공약으로 적극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향후 충남 도정을 펼치면서 제가 제시한 공약을 중심으로 아산시의 변화와 발전에도 적극 협력키로 했다”고 두 사람 간의 교감을 강조했다.

이어 “양 예비후보는 철학과 비전, 소통과 정책능력, 도덕성, 청렴함, 중량감 등을 두루 갖췄다”며 “양 예비후보 제시한 정책공약이 지방분권시대, 국민주권시대, 도민들의 욕구를 충실히 반영했다고 생각한다”고 추켜세웠다.

양승조 치켜세운 전성환, 같은 아산 복기왕에 쓴소리 왜?

반면 복기왕 예비후보에게는 쓴 소리가 작렬했다. 유력한 아산시장 예비후보인 오세현 전 부시장과의 ‘권력 세습’ 의혹까지 던졌다.

전 예비후보는 “이 시대 지방정부의 행정에는 군림하는 보스가 아니라 주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리더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아산은 패권적 권력논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여전히 학연과 지연 등에 얽혀 지역토호와 기득정치세력에 의한 대세론까지 나오는 등 건강해야 될 정치문화와 질서가 크게 훼손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계속해서 “이는 민선5·6기 8년간 아산시장을 지낸 복 예비후보의 책임이 가장 크다. 지난해 복기왕 시장은 도지사 준비로, 오세현 부시장은 시장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는 세간의 목소리마저 그냥 지나치기가 심각할 정도”라며 “흔히들 부시장으로의 권력 세습이라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시대적 명분도 없고, 새로운 지역의 변화에도 맞지 않는 기득권만을 위한 구태정치의 전형이라 생각한다”면서 “혁신적 도정은 혁신적 시정에서 기인한다. 더 큰 정치를 하겠다는 지도자가 지역에서조차 낡은 패권정치를 벗지 못한 채 기울어진 운동장이 만들어진 모습을 보며 이제 그에 걸었던 일말의 기대를 거두고자 한다”고 몰아세웠다.

복기왕 측 ‘경선 위기 탈출구’ 악용, “구태정치” 비난

양승조 예비후보(왼쪽)와 전성환 예비후보. [사진=전성환 예비후보 페이스북]

복기왕 예비후보 측은 전 예비후보가 불리한 경선상황의 반전을 위해 정치적인 무리수를 던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 예비후보가 긴급입장을 발표한 시점이 충남도당 아산시장 예비후보 면접 직전이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복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평소 양 예비후보와 정치철학이나 정책교류 등 어떤 교감도 없다가, 자신의 경선에 임박해 불리하니까 뜬금없이 지지선언을 하는 것이 너무나 구태적인 정치 행보를 보인다”며 “시민운동가 출신이라는 점에서 기존 정치인들과 다를 줄 알았는데 너무나 실망이 크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지지선언을 보면 양 예비후보의 공약에 대한 공감이 아니라, 복 예비후보를 향한 공격과 ‘남 탓’으로 가득하다”면서 “복 예비후보를 끊임없이 비판해 오던 것도 아니고, 양 예비후보와 같은 길을 걷지도 않았다. 그런 사람이 경선면접 직전 갑자기 지지선언을 한다는 건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역으로 의혹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전 예비후보는 “시기적으로 경선 직전인 점은 맞지만, 의도한 건 아니다. 지금이라도 정치 소신을 밝혀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라며 “양 예비후보는 계속 정책연대를 제의해 왔지만, 복 예비후보는 한 번도 없었다. 아산시를 대표하는 정치주자가 (아산시장 선거에서) 중립적 입장이라면 왜 안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아산시장 선거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건 다른 후보들도 비공식적으로 다 인정한 부분이다. 복 예비후보가 지역의 큰 정치인이기 때문에 그동안 공론화를 피한 것일 뿐”이라며 “아산시장 후보니 아산시 출신 도지사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공식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전성환 예비후보의 SNS에는 실망감과 분노를 담은 복 예비후보 지지자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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